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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비스 중 이건 별로인데 어떻게 개선할 건가요?” “개발자들의 불만이 많아요” “(성과급을 자사주로 받았는데)주가가 떨어져요.”
지난 29일 오후, 전사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 유영상(51) SK텔레콤 대표이사(CEO). 취임 6개월을 맞아 1시간 넘게 진행된 미팅은 유 대표가 회사의 경영 방침과 기업문화 개선에 대해 언급한 뒤,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구성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T라이브캐스터를 이용해 이뤄진 실시간 질문 중 상당 부분은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한 참석 직원은 “박정호 전 CEO는 시원시원한 분위기지만 유영상 CEO는 아래에서 올린 내용만 언급하는 것 아닐까 하는 선입관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즉석에서 올라오는 불편한 질문들에도 진정성 있게 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소통하고 싶어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조만간 원래 시가총액으로 갈 것이다.” 등 유 CEO의 답변은 원론적인데 그쳤지만,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고 전해진다.
1970년생인 그는 SKT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SKT의 비전과 사내문화를 소개하는 인터뷰 영상을 자사 유튜브 [을지피플]코너에 싣기도 했다. 13분여분 분량의 영상은 공개된지 3일 만에 15만 회 정도 조회됐다. 유 CEO는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에게 말을 거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170명 정도 비대면 회의를 하면 아무도 말을 안 한다. 그래서 제가 거의 다 말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내 최고 연봉 수준을 자랑하는 SKT. 젊은 인재들 입장에선 ‘꼰대 문화’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 CEO는 SKT로 오려는 인재들에게 “10년 안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SKT만의 내공과 잠재력이 있으니 지금뿐 아니라 두고두고 다니기 좋은 회사를 찾는다면 지금 SKT로 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도 올리고 매출도 올리고 신사업도 성공시키고 싶지만, 무엇보다 후배들에게 좋은 회사를 물려주고 싶다.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구성원 사이에는 말랑말랑한 소통이 흐르는 회사가 되자”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