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환골탈태 없다면 미래도 없다[기자수첩]

  • 등록 2023-08-20 오후 5:15:49

    수정 2023-08-20 오후 7:33:42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저희는 탈퇴하겠습니다.” 2016년 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약 6년 8개월이 지난 지금, 유명무실했던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삼성을 비롯한 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재가입과 함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선언한다.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의 성공 여부는 정치권과의 완전한 단절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월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등 제도적 내부통제장치를 두겠다고 했지만 혁신안이 제대로 작동할지 등을 놓고 여전히 의문이 목소리는 적잖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올해 2월 취임한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한경협 출범 후에도 혁신안이 제대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상근 고문’으로 남겠다고 한 것 역시 이런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한경협은 윤리경영위 멤버 구성에서부터 향후 운영 과정까지 모든 걸 투명하게 공개하며 정치권의 입김을 원천차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함께 향후 연구와 경제단체를 동시해 맡은 이른바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변신하겠다는 약속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지난 혼란기에 뿔뿔이 흩어진 인재를 다시 영입해 통찰력 있는 글로벌 경제·산업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미·중 패권경쟁 및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내외 악재가 거듭하는 상황에서 기업과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돕되 절대로 특정 정권에 친화적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명목상 변화’에 그친다면, 전경련의 미래는 없다. “즉시 탈퇴”라는 삼성 준감위의 경고처럼, 정경유착 발생 조짐이 조금이라도 다시 보일 땐 4대 그룹은 언제든 다시 떠날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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