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 주도의 일자리 만들기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청년 고용에 대한 필요성을 통감하고 자발적·적극적 고용 확대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결국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예산 2.1조 투입..청년일자리 6.4만개
8일 정부가 발표한 ‘2016년 예산안’을 살펴보면, 일자리 관련 예산은 1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책정된 예산보다 1조8000억원(12.8%) 증가했다. 특히 이가운데 13.4% 가량이 청년일자리 예산이다.
청년일자리 예산은 올해 1조7584억원에서 2조1213억원으로 21%(3629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청년일자리가 4만8000개에서 6만4000개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실제 고용률은 60%대에서 정체 중이다. 특히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심각하다. 지난 6월 청년실업률은 전년대비 0.5%포인트 상승한 9.6%를 기록했다. 이는 6월 기준으로 외환위기가 있었던 지난 1999년(11.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고용을 늘리기보다는 보조금 지원 등 정부 재정이 투입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다. 관련 예산을 줄일 경우 일자리가 또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단기적인 대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중소·중견 기업의 경우 근무 환경 개선, 복지 확대 등 기업의 자체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청년고용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자칫 예산 투입 효과가 미미하거나 심지어 예산을 배정해 놓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불용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신성장동력 창출?..R&D예산은 제자리
정부는 이어 미래먹거리 마련 등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수출·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제혁신 예산안도 마련했다. 연구개발(R&D) 및 산업·중소기업·에너지분야 관련 예산으로 35조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예산 편성에도 불구하고 R&D 예산은 1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친다. 매년 R&D예산이 5%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절대적인 규모에 있어서는 R&D예산이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2000년 4조원에 불과했던 R&D투자예산은 18조9000억원으로 4.5배 증가했고 지난 15년간 R&D 평균 증가율은 10.7%에 이른다”면서 “증가율은 세계1위이고 GDP대비 비중은 2위, 절대액도 6위 정도로 다른나라와 비교하더라도 재정여건에 비해 R&D에 투자 규모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부는 그동안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던 R&D 투자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고 실질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사업의 연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공연구성과기술사업화(379억원), 사업화연계기술개발(433억원)에 대한 정부 재정 투입을 확대해 공공 R&D성과물 사업화를 촉진시키는 한편, 중소·중견기업 투자비중을 2015년 17.5%에서 18%로 늘려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R&D 지원시스템을 시장수요·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장기계속사업 일몰제 도입, 성과미흡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