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인터뷰)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

"나는 하버드서 경제학 공부..금융 자신있어"
"전임자 정책기조 문제없어..실용 시장정책 유지"
"재경부, 오히려 홈 그라운드라 생각한다"
  • 등록 2005-03-14 오전 11:19:56

    수정 2005-03-14 오전 11:19:56

[edaily 정태선기자] "홈그라운드로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는 사실상 부총리로 확정된 13일 저녁 edaily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던진 말이다.
"재경부로 옮겨가는 것이 원래 전공을 찾아가는 듯한 푸근한 마음"라며 미소띤 얼굴로 나지막히 설명해가는 한 부총리에게서 숨은 열정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거시경제·금융 경험부족, 재경부 장악력미흡, 중량감미달 등 세간의 일부 우려를 감싸안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간접적인 표현하는 대목인 듯하다. 청와대가 하마평만 무성하던 경제부총리를 한 국조실장으로 최종결정한 이날 한 장관은 오후 10시쯤 귀가했다.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보통 일요일 오전은 교회에서, 오후는 남산에서 조용히 산책을 즐기는 그였지만, 이날 만큼은 좀처럼 자택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청와대가 이날 오후 경제부총리를 한 실장으로 낙점했다는 정보를 흘리면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게된 탓인지, 한 실장과 직접통화는 불가능한 상태. 동장군이 마지막 기승을 부렸지만 직접 집을 찾나서 3시간가량 기다린 끝에, 한국경제의 책임을 맡게될 한 부총리를 만날 수 있었다. 정부중앙청사와 경희궁사이 신문로 재개발지역 인근 비탈길에 위치한 한 부총리의 집은 보통 고위관료의 집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낡고 허름해서 정원이 있다는 특징이 눈에 들어올 뿐, 보통 서민집과 다름 없다. `도덕성`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았던 이번 인선에서 그가 발탁된 배경을 무언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900미터가량 떨어진 근처 방범초소에서조차 현직 장관의 집을 묻는 기자에게 `금시초문`이라고 할 만큼 그는 조용한 이웃으로 살고 있었다. 늦은 저녁 자택앞에서 기자와 만난 한 부총리는 놀라면서도 "기자가 집앞까지와서 기다리는 것을 보니 경제부총리가 중요하긴 중요한가 보다"며 자신을 향한 관심의 무게가 싫지 않는 듯한 표정이다. 한 부총리는 "추운데 고생한다"고 격려인사를 건네고 "집에 아무도 없으니 근처 커피숍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자리를 옮겨 기자와 독대한 한 실장은 "청와대에서 최종통보를 받지 못했고, 유력하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기 때문에 말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면서 부총리가 된 것을 전제로 견해를 밝히는 것에 대해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또 "한때 3파전으로 압축됐던 부총리 후보에 추가로 (내가)막판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을 금요일(11일) 저녁 언론보도 이후, 이해찬 총리가 `검증하고 있다`고 짧게 전화로 전달해줘서 알았을 정도"라며 청와대와 사전교감이 없었다는 점을 덧붙였다. 확정적이라며 은근히 대답을 유도하는 기자에 한 장관은 `세련된 신사`란 시중의 평가답게, 넘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입장을 조목조목 풀어나갔다. 한 실장은 "경제부총리가 되면 우선 시장에 안정감을 주는 일이 최우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헌재 前부총리때부터 추진해온 `실용적 시장경제`노선을 연속성과 안정성에 바탕을 두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제일 먼저 역설한 것이다. 그는 "이 前부총리의 경제정책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청와대나 정부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같이 추진한 일인데, 기조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前부총리의 경제정책이 문제가 있어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거시경제나 금융에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살짝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장관은 "그래도 내가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인데…"라며 말끝을 흘리더니 "상공부 산업정책국장을 꽤 오래동안 지내면서 금융시장에 대해 경험하고, 시장과 수요자의 입장에서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통상전문가로 각인되면서 다른 경력들이 여론에 묻혀있지만 이론과 경험에게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다. 엘리트코스를 제대로 밟아온 경험과 학연 폭넓은 인맥 등이 당정협력을 이끌어내고 배타적인 재경부 `모피아`와 소통하는데도 저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 前부총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부총리를 맡게 된 것이 당황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하고 경험한 전공분야로 가는 것이라 오히려 홈그라운드로 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여유를 보이는 반면 한편으로는 능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오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경부 장악력이나 리더십이 다소 밀린다는 우려에 대해서 한 장관은 "재경부에 똑똑한 인재들이 많은데 합리적인 정책을 가지고 협력해 나가면 수용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국회 재경위원장인 박종근 한나라당의원이 (내가)사무관시절 직속상관 과장을 지내 잘 알고 있고, 국조실에서 박승 한은총재와도 여러번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졌었다"며 풍부한 네트워크를 자랑했다. 또 한 장관은 흠결이 적은 후보로 평가받은 것에 대해서는 "(인생을)그만큼 재미없게 살았다는 얘기가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고 "강남에서 살았지만, 10년전부터 세를 놓던 집에 이사오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최근 청사주변으로 오게됐다"면서 낡은 집에서 살게된 사연을 소개했다. 본인의 군경력을 확인하는 질문에는 "육군병장으로 제대했다"며 한톤 높여 명랑하게 대답하면서 대화 속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경제회생의 갈림길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게된 한 장관은 소신있게 할말은 하는 공직자로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컨트롤타워의 보조적 역할이나 안전운항의 적임자라는데 높은 점수를 받아 선택된 한 장관이 미리 예단된 역할한계를 넘어 경제의 숨길을 열어놓을 수 있지 주목해 볼 일이다. 다음은 한덕수 신임경제부총리와 임명 전날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사실상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기자가 집앞까지와서 기다리는 것을 보니 경제부총리가 중요하긴 중요한가 보다. 청와대에서 아직 최종통보를 받지 못했고, 유력하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기 때문에 말할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부총리가 된 것을 전제로 견해를 밝힐 시점이 아니다. -그래도 신임경제부총리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헌재전총리의 정책기조가 유지되는 것인지 시장에서 궁금증이 많은데. ▲경제부총리가 되면 우선 시장에 안정감을 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다. 이 前부총리의 경제정책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청와대나 정부가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같이 추진한 일이다. 이런 기조가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前부총리의 경제정책이 문제가 있어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잖나 -이前부총리가 갑자기 물러나면서 부총리를 맡게 됐는데 당황스럽지 않나. ▲홈그라운드로 간다고 생각한다. 재경부로 옮겨가는 것이 원래 (경제분야)전공을 찾아가는 듯한 푸근한 마음이다. -거시경제·금융 경험부족, 재경부 장악력미흡, 중량감 미달 등 세간에서 이런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그래도 내가 하버드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인데... 상공부 산업정책국장을 꽤 오래동안 지내면서 금융시장에 대해 경험하고, 시장과 수요자의 입장에서 고민했었다. 통상전문가로 알려지면서 여론에 묻혀 이런 경험이 잘 부각되지 않는 것 같다. -청와대로부터 미리 부총리 내정에 대해 들었나. ▲청와대에서 아직 최종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13일오후 10시30분 상황). 유력하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 한때 3파전으로 압축됐던 부총리 후보로에서 추가로 (내가)막판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은 금요일(11일) 저녁 언론보도 이후, 이해찬 총리가 `검증하고 있다`고 짧게 전화로 전달해줘서 알았다. -재경부 경험이 없서 조직장악이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있는데, 또 한국은행 금감원과의 협력이 중요한데 특별한 네트워크라도 있나. ▲재경부에 똑똑한 인재들이 많다. 합리적인 정책을 가지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국회 재경위원장인 박종근 한나라당의원이 (내가)사무관시절 직속상관 과장을 지내 잘 알고 있고, 국조실에서 박승 한은총재와도 여러번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졌다. -흠결이 적은 후보로 평가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생을)그만큼 재미없게 살았다는 얘기가 아니냐(웃음). 언론이나 청와대나 대처하는 이번 인사를 보면서 세련되게 발전했다고 느꼈다. 국조실은 총리를 중심으로 보좌하는 역할이라 좀 (약한)그런 느낌이 있었을 거다. 앞으로 잘 지켜봐달라. -본인 군대는 어떻게 됐는지. ▲육군병장으로 제대했다. ▲전북 전주(56) ▲서울대 경제학과 ▲기획원 정책조정과장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산업정책국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OECD 대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경제수석 ▲산업연구원장 ▲국무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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