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해외에서 주목받는 아마존과 우버 모델을 결합,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황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치한 투자 자금을 경쟁력 강화에 쏟고 혁신적 서비스도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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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쿠팡이 보유한 독보적인 경쟁력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먼저 물류 혁신이다. 쿠팡은 지금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을 구축했다. AI와 물류 창고 관리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국내 30개 도시에 17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해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이 부분에서는 이미 아마존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외국인들은 프라임 나우처럼 소수 상품을 빨리 배송하는 게 아니라 수백만 가지의 상품을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새벽 7시 반에 문 앞까지 받는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데 놀라고 있다”며 “반품 시 상품을 문 앞에 두면 쿠팡 친구가 스캔을 하는 순간 환불을 한다는 점도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주목받는 전자상거래와 배달이라는 강점을 모두 가졌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물론 무조건적인 주가 상승과 연결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미국 시장이 이같은 부분에 흥미를 느낀다는 데 주목할 필요는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뉴욕 거래소에 상장한 우버는 코로나19로 인해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지난 3월 주가가 14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 효과로 지난달 60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나스닥에 상장한 아마존 역시 지난해 3월 1676달러이던 주가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목을 받으며 현재는 3113달러에 거래된다.
전자상거래가 급격히 성장하는 우리나라의 상황도 쿠팡에는 긍정적이다.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향후 먹거리가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이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유치할 4조 6000억원대의 실탄을 고스란히 투자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약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7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하는 등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5만명의 추가 채용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역을 로켓배송 영향권 안에 둔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김 의장은 “더욱 혁신적 서비스 많이 만들겠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현재 약 13% 수준인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 시장 자체가 커지는 데다 점유율까지 높아지게 된다면 쏠림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형태이기도 하다.
쿠팡은 아직 국내 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모바일 이용률은 높으면서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가 시장을 차지하지 못한 동남아 등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행보에 나서게 된다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미 아시아 사람을 사로잡은 만큼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과 경쟁할 경우 유리할 것이라는 성장 가능성을 뉴욕 시장 참여자들이 높게 산 것 같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물류센터에 천문학적 돈을 들였지만, 현지 물류센터를 인수하고 자사 기술력을 접목해 진출한다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