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효자동 '오우가'의 팥칼국수는 고향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흔히 삶은 팥을 통째로 믹서에 갈아버리는데, 그러면 거칠고 탁하다. 이 집은 팥을 일일이 체에 으깨 받쳐내 아주 곱다. 찹쌀 가는 기계도 갖춰놓고 매일 새알을 빚는다. 집으로 사가는 손님, 가족 특히 어머니 모시고 오는 손님이 많은 것도 거기 담긴 정성의 맛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5000원. 새알심 팥죽은 1000원 더 받는다. 설탕보다는 소금을 넣어 먹어야 제 맛이다.
어떤 차림에나 시원새콤한 미역오이냉국이 딸려 나온다. 탱탱하고 질 좋은 미역을 썼다. 알맞게 익어 시원하고 개운한 열무김치에서도 여주인의 손맛이 느껴진다.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 이 집 메뉴의 공통점은 주인 부부가 고향 무안 집에서 해먹던 음식이라는 점이다.
가게 이름은 서예가인 주인이 윤선도의 '오우가(五友歌)'에서 따왔다. 홀엔 서예작품과 동양화들이 천장까지 사방에 나붙어 있고 도자기들도 여기저기 놓여 있다. 홍어냄새도 조금 배어 있다. 정리할 건 정리해서 좀 더 깔끔하게 했으면 좋겠다. 좌식 40석. 40명씩 들어가는 큰 방 둘이 따로 있어 단체손님에 맞춤하다. 너른 주차장에 30대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