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병목 길어질 수도…경제혈관 안 막히도록 파수꾼 역할 최선"

`국내 첫 공급망 전문` GVC분석센터 출범
GVC센터 이끌 조상현 초대 센터장 인터뷰
"올해 글로벌 경제 최대 이슈는 공급망"
"경제 혈관 막히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
  • 등록 2022-02-13 오후 3:29:26

    수정 2022-02-13 오후 9:22:48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글로벌 공급망(GVC) 분석센터는 실물경제의 맨 앞단에서 주요 산업의 국내·외 동향을 발 빠르게 살피고, 현장에서 수집한 정보를 정밀 분석해 위기 징후를 감지하는 파수꾼입니다. 허리를 꼿꼿히 펴고 목을 길게 빼 망을 보는 미어캣처럼요.”

조상현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장


조상현 GVC 분석센터장은 13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이 언급하며 “그 동안 정부부처와 무역협회, 코트라, 업종별 협·단체, 기업 등 여기저기 산재해 있던 공급망 네트워크가 GVC 분석센터로 단일화돼 체계적·유기적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경기회복, 공급망 위협 요인

그는 “올해 글로벌 경제, 무역의 모든 이슈는 공급망(supply chain)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연결될 것”이라면서 올해 공급망에서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글로벌 경기 회복을 꼽았다.

조 센터장은 “오미크론 확산세 지속으로 글로벌 항만 물류 적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면서 “우리 수출 기업들은 올 들어 평년대비 7배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는데도 컨테이너선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회복으로 세계 교역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급망 병목현상이 더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현안으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이 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러시아는 중국, 인도와 함께 3대 알루미늄 생산국 중 하나다. 조 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알루미늄 등 일부 광물자원의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며 “전쟁 등 최악의 상황까지 열어놓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기관 지정 땐 핵심 기관으로 성장

조 센터장은 `혈관`에 빗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혈관에 혈전이 생겨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뇌경색, 심근경색 등 생명에 치명적인 병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공급망 흐름이 막히면 국가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주요 원자재를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에게 공급망 불안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트럭 등 디젤 엔진 차량에 쓰이는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화물차 운행 중단 사태가 속출했던 요소수 대란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대표 사례다. 조 센터장은 “앞으로는 GVC 분석센터가 이상징후 발견 시 신속히 알려 국가 조기경보시스템(EWS)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여섯 번째)이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상사전시장에서 열린 ‘글로벌 공급망(GVC) 분석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산업부)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는 GVC 분석센터를 향후 법정기관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0일 출범식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법 개정을 통해 GVC 분석센터를 법정 기관으로 지정하고,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센터장은 “법정기관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예산, 인력 지원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면서 “기획재정부 산하 국제금융센터, 산업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과 같은 핵심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론 정책수립 관여 연구 기능 강화”

GVC 분석센터는 종합전략실, 산업분석실, 공급망 모니터링실 등 3개 실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인원은 무역협회, 코트라, 업종별 협·단체 지원인력 약 30명으로 꾸려졌다. 조직 구성의 아쉬운 점을 묻자 “정책을 제안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연구 기능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단순히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또는 대체 수입선이 있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던 여러 품목을 보다 정교하게 들여다보고 싶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GVC 분석센터가 국가 차원의 대규모 R&D 투자 등 정책 수립에 관여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분석센터 조직도


조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여러 차례 “GVC 분석센터가 주목받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GVC 분석센터에 이목이 쏠린다는 것은 공급망에 문제가 터졌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GVC 분석센터는 축구로 치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최전방 공격수가 아니라,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팀의 승리를 떠받쳐주는 축구에서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문승욱 장관은 “공급망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흐름을 읽는 것”이라며 “유관기관들과 협업해 정보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구축하는데 힘써달라”고 조 센터장의 역할을 당부했다고 한다. 조 센터장도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는 “GVC 분석센터가 글로벌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 방향을 제언해 국가 경제의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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