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동영상 광고 등 솔루션 개발을 맡았던 팀이 한꺼번에 카카오 톡tv로 이직했고, 페이스북코리아에서 방송사 등과의 영상 제휴를 맡았던 인력도 카카오 톡tv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톡tv에 방송사 PD들뿐 아니라 개발자와 기획·영업 인력까지 몰리면서 뉴미디어 인력의 블랙홀이 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TV에서 동영상 광고 관련 개발 인력 5명이 6개월 전 카카오 톡tv 준비 부서로 이직했다. 네이버 인사팀은 이직을 말렸지만 결국 카카오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지상파 방송사·종합편성 채널 등 영상 제휴를 담당했던 A씨도 3~4개월 전에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얼마 전 퇴사한 SBS 남승용 전 예능본부장이 카카오로 이직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남 전 본부장은 2000년대 SBS 예능 부흥기를 이끈 인물이다.
1997년 삼성SDS의 사내벤처 ‘웹글라이더’로 시작한 네이버는 국내 최고 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을 길러 냈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해 게임은 물론 선물하기, 알림톡, 간편결제, 은행까지 서비스를 확장해 온 카카오는 물론, 플랫폼과 인공지능(AI)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SK텔레콤, 쇼핑앱 쿠팡에 이르기까지 네이버 출신 개발자들이 포진해 있다. 네이버 전 CTO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코드42’이나 검색 기술 회사 ‘큐리온’ 처럼 스타트업(초기벤처)에도 네이버 출신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처럼 한 개 팀이 통째로 이직하는 것은 특이하다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와 라인, 카카오와 스타트업 업계 사이에서는 개발자들의 이동이 빈번하다”면서도 “이번 일에는 내부 문제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버닝썬 사건’이 ‘승리 게이트’로 번지면서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네이버의 미디어 사업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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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v는 국내 최고 콘텐츠 전문가인 김성수 카카오M 대표(전 CJ ENM 대표이사)가 연초 입사 이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관심사다.
내년 초 서비스될 톡tv는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에 위치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카카오의 또 다른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가 아닌 카톡 내 탭을 활성화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별도 앱에 웹툰, 웹소설,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인데 톡tv는 영상물로 카톡 안에서 실시간 방송과 모바일 드라마를 VOD로 제공하는 형태”라면서 “원래 연내 서비스하려던 계획이 내년 초로 미뤄졌고, 준비 중인 3대 대작도 서비스 될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