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폭풍전야`..환율 급등 오는가

배당금 역송금 시즌 본격 도래
"4월엔 1000원대도 가능" 전망 대두
  • 등록 2006-03-31 오후 1:16:57

    수정 2006-03-31 오후 1:23:29

[이데일리 이승우기자] 월말이라는 시기적 요인만 제거되면 환율 상승의 힘이 폭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월에 1000원대 환율도 먼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으로 지금은 말 그대로 `폭풍전야`라는 것.

이는 점차 환율 상승의 여건이 하나씩 갖춰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네고) 부담으로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지만 조만간 박스권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 가치의 급락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지속 가능성은 높아졌고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이제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심리가 롱(환율 상승)쪽으로 쏠려가고 있다.

(이 기사는 31일 오전 7시1분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FX플러스`에 이미 게재됐습니다)

◇ 970원대 환율.."그러나 여건은 변하고 있다"

환율이 한달 내내 970원과 980원 사이에서 맴돌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 960원(종가기준)대로 잠깐 내려갔고 9일날 982.20원까지 오른 적이 있을 뿐 970원대에서 계속 머물고 있다.

환율의 겉모습은 더할 나위없는 안정세로 보인다. 그러나 그 배경에서는 환율 상승을 위한 기운들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화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환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 더 겁난다"며 자칫 지금의 안정이 나중의 급등을 유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경상수지 동향(자료=한국은행, 단위=백만달러)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충격적인 경상수지의 적자반전.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개월만에 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월과 2월을 합쳐도 6억6950만달러 적자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03년부터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환율 하락의 가장 큰 명분을 제공했다. 수출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가 수입이나 해외여행을 통해 빠져나간 달러보다 훨씬 많았고, 이는 외환시장을 구조적인 외환공급 우위로 만들어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으니 오히려 환율 상승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2월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관계자는 30일 "경상수지가 5월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해 3~4월 적자 가능성을 풍겼다.

3~4월 경상수지 적자는 오히려 2월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약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배당금 송금 수요가 3~4월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에서 벌어오는 이자소득은 2월에 늘었다가 3~4월에는 다소 줄어든다. 정삼용 한국은행 국제수지 팀장은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지분에 대한 배당이 3월과 4월에 집중된다"며 "3월과 4월에도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의 심리가 환율 상승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환율 상승 요인이다. 지난 주 장중 숏(과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쪽이 있기는 했지만 다음 날 혹은 그 다음날로 그 포지션을 넘기지는 않고 청산하는 세력이 거의 전부였던 반면 롱(과매수) 포지션을 넘기는 것은 심심찮게 관측할 수 있었다. 물론 980원 시도를 했지만 여전히 975원 지지력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4월이 분수령, 전문가들 "980원대 저항선 뚫리면 가속도 붙을 것"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4월이 분수령이라는 지적이다. 월말 네고 물량을 점차 소화하고 나면 수급상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다음 FOMC는 5월에 있어 시기상 멀고 일본의 제로금리 포기도 아직은 먼 일이어서 대외적인 변수보다는 국내 수급에 집중하는 4월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5월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대외 변수는 환율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당분간 안 좋을 것을 감안하면 환율이 위로 가는 데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는 것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동의하는 눈치고 그 탄력이 생각보다 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지금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980원대 초반선만 뚫리면 가속도가 붙어 네자리수 환율도 가능할 것이라는 언급이 이뤄지고 상황이다.

은행 한 전략가는 "에너지를 오랫동안 쌓아오면서 980원대에 쌓아놓은 네고들이 너무나 무거워 보인다"면서도 "이 벽이 뚫리면 990원, 1000원으로 직행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석 KB선물 팀장도 "월말 네고가 만만치 않지만 다음 주 초부터 네고도 분기점이 될 것이고 배당금 수요가 강해지면 환율 상승 탄력은 생각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지면서 성장 전망 자체가 흔들린다면 원화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 문제는 꾸준히 원화 환율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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