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손학규, 대세론으로 바른미래 당대표 안착

최종득표율 27.02%…하태경과 5%p차로 압도적 승리는 실패
대선경선서 겨룬 이해찬·정동영 대표 등과 ‘어게인 2007’
당내 갈등 해소·선거구제 개편 등 과제로
  • 등록 2018-09-02 오후 4:31:23

    수정 2018-09-02 오후 4:58:21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변은 없었다. 바른미래당의 신임 당대표로 손학규 후보가 선출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 이어 마지막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정국은 ‘어게인 2007’로 되돌아갔다. 손 신임 대표에겐 당내 갈등 봉합, 지지율 상승, 선거구제 개편 등이 과제로 주어졌다.

바른미래당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비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하태경·정운천·김영환·손학규·이준석·권은희 후보(기호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당대회를 열었다. 당대표·최고위원 통합선거 방식으로 진행한 이번 전대에서 손 후보는 최종득표율 27.02%로 1위를 차지, 앞으로 2년간 바른미래호를 이끌게 됐다. 2, 3위를 한 하태경, 이준석 후보도 각각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권은희 후보는 6위에 그쳤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은 단독 후보로 나서 당연직 최고위원이자 전국청년위원장에 당선됐다.

8년 만에 다시 당대표로…‘대세론’에도 압도적 득표엔 실패

손 대표는 책임 당원 50%, 일반 당원 2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로 진행한 이번 전대에서 모든 부문 1위 자리에 오르며 ‘거물’임을 재입증했다. 다만 하태경 최고위원이 22.86%를, 이준석 최고위원이 19.34%를 얻는 등 압도적 승리는 이루지 못했다. 당연직인 권은희 최고위원은 6.85%를 기록했고, 김수민 청년위원장은 찬성율 63.23%로 당선됐다. 정운천 후보는 12.13%, 김영환 후보는 11.81%를 얻었지만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손 대표는 지난 2010년 옛 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후 8년 만에 다시 당대표직에 오르며 정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특히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함께 경쟁했던 이해찬 의원과 정동영 의원이 각각 민주당과 평화당 대표로 선출되며 세 정치인이 각기 다른 당의 얼굴로 다시 마주하게 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됐다.

손 대표는 이날 당 대표수락 연설을 통해 “당의 통합과 제 정파의 통합, 국민통합을 만들어내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어둡게 만드는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승자독식 양당제라는 두 개의 괴물을 반드시 물리치겠다”며 “개혁적 보수와 미래형 진보가 결합한 바른미래당이 중도개혁의 통합세력으로 정치개혁의 중심에, 선봉에 우뚝 서겠다”고 천명했다.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손 대표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난마처럼 꼬여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가 밝힌 데로 당내 통합이다. 사실상 이번 전대는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으로 시작해 안심으로 끝났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끄러운 선거였다.

선거과정에서 손 대표 본인은 부인했지만 안 전 대표의 측근들이 대거 손학규 캠프에 안팎에 머물렀다는 게 정설이었다. 바른정당 출신의 후보들은 물론 국민의당계인 김영환 후보도 경선과정 내내 소위 ‘안심팔이’를 공격했다. 특히 지도부를 구성할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하태경, 이준석 후보 등 대거 바른정당계로 꾸려지며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선거구제 개편’, ‘정계개편’으로 가면 분란 불가피

손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할 선거구제 개편 역시 분란의 씨앗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수년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필요성을 주창했고, 당선 이후 일성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최고위원에 선출된 후보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선거제 개편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 ‘현실화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결국 정계개편으로 가지 않겠냐’는 논리에서다.

실제 하태경 최고위원은 지난달 손 대표의 싱크탱크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지금 선거제도로 총선을 치르면 243(민주당)대 47(자유한국당)인데 민주당이 왜 선거제도를 바꾸겠나”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준석 최고위원 역시 지난달 10일 정견발표에서 “선거구제 개편은 ‘개혁 어젠다’가 아니라 민주당과 한국당에 종속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난했다.

해답은 결국 손 대표 스스로가 정계개편이 아닌 선거제개편을 관철시킬 정치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 답은 5~7%,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 상승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손 대표는 지난달 8일 출마선언에서 “고난의 행군에 들어가야 한다. 지지율 제고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지만 연말까지 현재의 지지율에 머무를 경우 당대표로서의 리더십을 인정받긴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당적은 바른미래당이지만 독자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선숙 의원과 평화당과 함께 행동하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비례대표 4인방의 마음을 손 대표가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꼽힌다.

한편 이날 전대엔 민주당에서 박주민 최고위원 등이,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바른미래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축하했다. 청와대에선 한병도 정무수석이 자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강인, 야구장엔 누구와?
  • 다시 뭉친 BTS
  • 착륙 중 '펑'
  • 꽃 같은 안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