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 이형석 연구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일러 준칙을 활용해 추정한 적정 한·미 금리 역전폭은 0.52%포인트~1.12%포인트로 나타났다.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말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0.75%포인트~1.25%포인트 수준이다.
테일러 준칙은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1993년 제안한 통화정책 준칙으로 균형 실질이자율,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 갭, 국내총생산 갭 등을 통해 공식을 만들고 이를 통해 적정 금리 수준을 추정한다.
분석 결과 테일러 준칙을 통해 살펴본 한국의 2022년 4분기 적정금리는 3.73%~4.02%로 시장전망치(3.25%~3.5%) 대비 0.23%포인트~0.7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올해 말 적정금리는 4.54%~4.85%로 시장전망치인 4.25%~4.5%를 웃돌 것으로 추정됐다.
이형석 연구위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진적인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11월 1일 기준 0.25%포인트 역전된 상황에서 향후 기준금리 역전 폭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수록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양상이 나타나 양국 간 기준금리 차이가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단행되자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0.75%포인트까지 확대됐고, 같은달 22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4.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 환율은 장중 고가 기준 144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11월 1일 기준 연초 대비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인상했다”면서 “과거 한미 기준금리 역전 시기와 달리 올해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적정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가계의 금융 불균형과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침체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외환시장 불안정성 심화에 대비해야 하고, 금리 인상 시 발생할 수 있는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