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는 이미 예고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 사정 드라이브’를 공직사회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정치·사회 개혁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모두 임기 후반 도드라지는 레임덕을 막기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읽힌다.
황진하-현기환, 내년 총선 ‘朴心’ 역할
친위체제 구축의 핵심은 내년 총선 공천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인 사무총장 인선이다. 3선의 황진하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안보특보를 맡았던,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계파색이 옅은 원유철 원내대표 후보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를 전면에 세웠지만, 황 의원의 당내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원래 친이(친이명박)계인 김 후보도 박 대통령의 취임 초 미국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에 특사 자격으로 파견된 만큼 친박계열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현 수석의 발탁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지만, 박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인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황 의원과 현 수석은 내년 총선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당·청, 쇄신인사 가능성..사정정국 ‘주목’
개각도 점쳐진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이 확실시되고 있다. 기존 3윤(윤병세 외교·윤상직 산업통상자원·윤성규 환경) 교체설에 이어 ‘가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교체 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다. 반면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개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는 발언 이후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일부 정치인 출신들은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주목받는 인물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이 실장은 ‘소통의 달인’이라는 평가답게 화려하게 음지(국정원장)에서 부활했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돼 동력을 잃었고 최근에는 일부 수석들과의 ‘마찰’로 사퇴를 굳혔다는 미확인설도 흘러나온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 ‘친위체제’ 구축과 동시에 검사 출신인 황교안 국무총리와 김현웅 법무부장관을 필두로 한 정치권과 공직, 경제계 등을 망라한 전방위 사정을 통해 레임덕 차단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가정보원을 비공개로 방문해 주요 간부들을 만나고 업무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점은 의미심장하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정보기관 ‘군기 잡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을 방문한 건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임기 첫해에 국정원을 공개적으로 찾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다. 감사원 사무총장에 25년 만에 내부 승진인사가 아닌 검찰 출신 외부인사, 그것도 여권 핵심부와 가까운 인사를 영입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