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꺼지면 한국 수출 망가지나

대미수출 의존도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
중국 일본 독일 등 비중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져
제3의 시장 급속 확대중..비중은 아직 미미
  • 등록 2006-08-08 오후 2:45:41

    수정 2006-08-08 오후 2:45:41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곡선을 그리게 되면, 우리나라 수출도 어려워질까.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핵으로 기능하는 미국 경제가 하락세를 타게 되면 경제성장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달성해 온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반면 이에 맞서 우리나라 제1의 수출지인 중국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이 견고하게 버티면서 미국의 경기둔화에서 비롯되는 수출 공백을 훌륭히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다. 

◇ 한국수출 미국보다는 중국..일본 독일도 보완

이같은 기대는 우리나라 수출이 이미 미국 아닌 중국을 축 삼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미국의 경기 둔화보다는 중국내 여건 변화에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오래 전부터 진행돼 온 것.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제1의 수출지로 자리잡은 것은 지난 2003년 7월이다. 이후 중국은 단 한번도 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한국산을 흡수하며 미국을 앞서왔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 2005년부터 미국과의 차이를 더욱 벌려가기 시작했고, 올 6월말 기준 대중 수출액은 대미 수출의 1.5배에 이르고 있다.

중국이 특히 많이 수입하는 한국산은 반도체와 컴퓨터, 석유제품 등이다. 올 상반기 중국으로 수출된 반도체는 36억달러, 컴퓨터 및 석유제품은 각각 22억달러를 기록하며 그 위용을 자랑했다.



이웃나라 일본과 유럽에서 한국산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독일 역시 나날이 약해지고 있는 대미 수출을 보완하는 국가들이다. 두 나라로 나가는 수출을 합한 금액은 10년전 16억달러에서 올 6월말 기준 31억달러로 월 기준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 및 독일에 대한 수출은 96년 초까지만 해도 대미 수출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가 장기 침체 등 여건 악화로 점차 미국과의 차이를 확대해갔다. 이로 인해 일본 및 독일에 대한 수출은 2004년까지 대미 수출에 비해 월중 10억달러 이상 적은 상황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04년 중반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경기에 따라 크게 출렁이며 조정세를 보이는 대미 수출과는 달리, 일본 및 독일에 대한 수출은 탄탄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대미 수출과의 차이도 월중 2~3억달러대로 대폭 축소됐다. 

◇ 중국, 한국산 수요 `탄탄`

중국쪽 수출이 여전히 견조하며 추세적 둔화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의 가장 큰 이유는 대중 수출이 지니는 `징검다리`적 특성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것 못지 않게 많은 물량을 홍콩 등을 경유해 판매하고 있다. 경유지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별도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양쪽을 구분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같은 수출 구조를 고려할 때 중국 본토로 나가는 수출액 집계만으로는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집계된 한국산 수입물량을 보면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 2분기는 200억달러를 밑돌았던 전분기의 부진을 씻고, 218억달러에 이르는 물품을 수입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중국내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김명식 한국은행 국제무역팀 과장은 "우리나라 통계로 보면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한게 맞는데, 중국의 한국산 수입통계를 보면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수출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통계만 보고 둔화됐다고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신 무역연구소 박사도 "국내에서 직접 가는 것만 생각하면 대중 수출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중국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것을 포함해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가는 양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품·소재 등 중간재와 석유제품 등 원자재. 중국을 최종 목적지로 하지 않고, 중국에서 완성품으로 가공돼 미국·유럽 등으로 다시 나가는 품목들이다.

김 과장은 "중국은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내보내기보다는 다른 나라에서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해서 가공,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 수출이 늘어나면 인근 국가의 수출도 함께 늘어난다"며 "우리나라가 특히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타당성을 지닌다"며 "중국 수출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중 수출 둔화를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은 올초 500억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지난 3월 다시 700억달러대로 올라섰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800억달러대 수출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역시 충격이 완화된 상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영원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4년 한국기업의 굴삭기 수출 급감처럼 특정분야에 집중되는 정책이 아닌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기조절 정책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우리도 있다..브릭스 등 제3의 국가들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러시아와 인도 등 브릭스(BRICs) 국가에 대한 수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들 국가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각 국가에 대한 수출액 증가속도를 보면 그야말로 고무적이다. 올 1분기 8억6200만달러에 불과했던 대러시아 수출액은 2분기 18억7300만달러로 3개월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98년 한때 1억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것은 감안하면 6~7년 사이에 18배나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인도에 대한 2분기 수출액도 1분기에 이어 13억달러대를 유지하며 2002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수출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브라질에 대한 수출액도 2003년 바닥을 찍은 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2분기에는 처음으로 8억달러대를 돌파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눈물 참다 결국..
  • Woo~앙!
  • 7년 만의 외출
  • 밥 주세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