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엔 적막” 거리두기 연장에 호텔업계 ‘한숨만’

수도권 호텔업계 ‘7말 8초’ 성수기 효과 사라져
4단계 연장으로 예약 취소율 더 오를까 예의주시
부산, 제주도 신혼여행객 줄면서 취소 문의 이어져
비수도권 4단계 강릉 취소율 80~90%
  • 등록 2021-07-23 오후 12:13:46

    수정 2021-07-23 오후 12:13:4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7,8월은 성수기인데 평균 투숙율이 40%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비즈니스 호텔 마케팅을 담당하는 A씨는 23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A씨는 “백신 접종율이 올라서 조금 다를줄 알았는데, 이대로 가면 작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을 고려해 내달 8일까지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오후 6시 이후 3인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인 만큼 친구·친척·지인들과 휴가를 계획하던 사람들은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사실상 호텔업계의 최성수기인 ‘7말 8초(7월말 8월초)’가 없어진 셈이다.

나인트리 호텔 서울 판교(사진=나인트리 호텔)
호텔업계는 이번주까지는 견딜만 했는데, 거리두기 4단계 연장으로 예약 취소율이 더오를까봐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까지만 취소하면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갑작스레 취소 물량이 나올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부분 특급호텔은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평균투숙율이 예년(80%대)의 반토막 수준이다.

서울 중구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로 호텔의 3분2만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성수기 특수는 물건너 간 셈”이라며 “외국인 유입이 없는 상황에 성수기까지 놓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제주도 등 거리두기 3단계인 곳들도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거리두기 강화로 결혼식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신혼여행 숙박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특급호텔 관계자는 “부산이나 제주도는 항상 오버부킹(예약률 100% 초과)이 많았는데, 최근들어 취소 문의가 늘었다”며 “지인들을 초청할 수 없어 결혼을 미루는 신혼부부가 늘면서 위약금이나 취소를 물어보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호텔업계는 그나마 수익원이던 식음료(F&B) 사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6시 이후 모임이 사실상 금지가 되면서 방문객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플라자호텔, 그랜드하얏트, 포시즌시 등 호텔은 주중 저녁에 레스토랑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는 주중 점심과 저녁에 단품 요리만 내놓고 있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은 주중과 주말 저녁에 단품 요리를 내놓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격상 이후에 식음료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며 “점심 장사와 HMR(간편식)로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강원 강릉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 19일 경포해수욕장 인근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4단계 지역인 강릉은 여행객이 자취를 감췄다. 6시 이후 사적모임 2명까지만 가능하고, 8시 이후 취식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예약취소가 속출했다. 만약 강릉시도 4단계가 연장되면 이곳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피해는 더 커질것으로 보인다.

이선종 대한숙박업중앙회 강릉시 지부장은 “강릉시 저녁은 그야말로 적막만 흐르고 있다”며 “거리두기 4단계 이후에 취소율이 80~90%로 올랐고, 음식점과 숙박업이 쑥대밭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늘도 확진자가 14명이 나왔는데 주말까지 줄어들지 않으면 4단계가 연장될 수 있”며 “강릉시에 있는 1000여곳의 숙박업체는 성수기에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 상큼 플러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