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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 “나토 가입한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토 가입 노선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친서방 노선을 건고 있는 옛 소련 국가다. 2019년 2월 개헌을 통해 나토 가입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東進)은 전쟁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음에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러시아가 미국과 나토에 요구하고 있는 안전 보장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같은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을 받지 말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 침공 예상일(16일)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나토 가입 의사를 재차 강조하면서 전운은 더 고조되는 기류다.
그는 더 나아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16일을 단결의 날로 삼을 것”이라며 “최근 우크라이나를 떠난 정부 관리들과 정치인들, 기업가들은 24시간 안에 귀국해 국민과의 단결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16일 모든 마을에 국기를 게양하고 당일 오전 10시 모든 국민이 국가를 제창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를테면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에서 벨라루스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이고 있다. 옛 소련에 함께 속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 국가’ 창설을 추진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외에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州)를 일컫는 돈바스 지역,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와 인근 해역 등에 러시아군이 밀집해 있다. 총 13만 이상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경고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만에 하나 서방 진영과 러시아 측이 타협점을 못 찾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간다면 언제든 군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일단 협상 이어가기로 한 푸틴
다만 외교적인 해법의 희망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협상 의지를 보이며 주목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면담하면서 서방 진영과 협상을 계속하자는 라브로프 장관의 제안을 수용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나토에 보낼 10페이지 분량의 안전 보장 요구 관련 재답변을 준비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추가 협상을 통해 나토의 동진 금지 등에 대한 확답을 받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외교를 위한 중요한 기회가 남아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5일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다. 미국이 예상한 D데이 하루 전이다. 나토 지도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로이드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인근의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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