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빅뱅⑫)[기고]증권회사의 진로

  • 등록 2002-04-19 오후 4:48:00

    수정 2002-04-19 오후 4:48:00

[edaily]<편집자 주> edaily가 기획했던 금융빅뱅 시리즈, 증권업계편을 마무리하면서 우영호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의 기고 [증권회사의 진로]를 싣는다. 우 부원장의 글을 통해 증권산업의 발전방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면하는 바람이다. 독자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금융업 증권산업 중심으로 개편 세계적으로 증권산업이 금융산업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각 국가도 이제는 자국의 자본시장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통합하고 현대화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9년 11월 금융서비스현대화법에서 1933년 은행법 개정이후 고수해 오던 은행의 증권회사 소유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였다. 그 결과 많은 은행들은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를 인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 금융업이 증권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예상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권산업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먼저 기업들의 외부자금 조달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과거 성장기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은행대출에 거의 의존하였는데, 이제는 자본시장을 더 중시하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자금조달 담당자들이 은행을 주로 상대하였으나, 최근에는 기업의 IR활동이 증대하면서 증권시장 쪽에 신경을 더 많이 쓸 정도로 증권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다. 과거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시절 투자자들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 안전하게 돈을 모으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한 지금은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직접 투자를 감행할 의사가 많다. 이런 투자자들은 증권시장에서의 자산운용에 더 관심이 많아 졌다. 연기금과 같은 큰 기관투자자들도 이제는 증권시장에서의 상품에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되었다.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증권산업에서는 다른 금융업보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회사에 계좌를 갖고 있는 투자자는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느 시장에나 참여가 가능하다. 이제 증권회사들은 국내에서만 고객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 어느 곳이든지 고객이 있다고 생각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였다. 고객관리에 있어서도 국제적 고객만족에 초점을 두어야 할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증권산업의 세계화에 따라 경쟁의 개념도 바꿔야 할 것이다. 증권시장도 국내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국내 증권회사도 선진 금융기법과 자본력을 겸비한 외국의 증권회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실력과 자본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이 중요해진 만큼 외국증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증권회사의 탄생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증권산업을 대표할 수 있고 국제경쟁력 있는 증권회사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증권회사로 하여금 외국의 증권회사와 적어도 동일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개별 증권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업무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업무 수행능력 제고가 요구된다. ◇기업금융 업무의 활성화 먼저 우리 증권회사가 외국의 증권회사와 대등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금융 업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투자은행업무의 핵심인 기업금융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설계와 개발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유가증권개념의 확대 혹은 증권업무의 확대가 필수 요건이다. 왜냐하면 유가증권이 아니면 증권회사가 업무로 취급할 수가 없는 현행 증권거래법의 제약 아래서는 기업금융 업무를 제대로 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가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 대상을 포괄적으로 열거하는 방안을 채택하는 것이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는 현재 유가증권으로 인식되지 않는 파생상품, 여러 유가증권을 결합한 상품 등도 유가증권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규제체계를 증권회사가 할 수 없는 업무만 규정하고 나머지 업무는 모두 자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개별 증권회사는 유가증권 발행에 대한 증권설계, 가격결정, 판매 등 기업금융 업무능력을 외국회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제고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M&A 및 기업구조조정 수행능력도 향상시켜야 한다. 증권회사가 기업금융 업무를 잘하기 위해서는 각 증권사 별로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그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기업의 조직문화, 의사결정방식 등의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외국의 선진 증권회사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나아가 기업지배구조의 개선, 성과측정과 보상체계의 개선, 위험관리 시스템의 효율화 등 단순한 브로커가 아닌 종합 금융기관으로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증권회사가 기업금융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면서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품 중에는 기업연금과 같은 장기적인 투자수단이 많아져야 하는데 연금제도의 개선 및 확대가 필요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행 퇴직연금제도에 추가하여 확정갹출형 퇴직연금 구조를 고안하여 연금에 가입한 고용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을 확대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능력의 개선과 함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증권시장이 투자자의 신뢰를 상실한다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 정비된다고 하여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관리해 주는 증권업종사자에게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조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증권업종사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계속 이들의 윤리성을 유지하고 제고시킬 수 있는 교육훈련 등이 강화되어야 하겠다. 물론 증권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자에 대해서는 매우 가혹한 제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가 노력하여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계속 신뢰를 받고 혁신적인 상품을 잘 개발할 수 있고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립할 수만 있다면 세계시장 한 가운데서 우리 증권산업은 어떠한 어려운 도전도 감당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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