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성장론 對 변형윤 분배론

남 전총리 "성장없으면 분배개선없다".."정부 과감한 투자해야"
변 교수 "시장주의 만능 아니다..사회안전망 확충 필요"
  • 등록 2004-12-17 오후 5:54:14

    수정 2004-12-17 오후 5:54:14

[edaily 공희정기자] 국회 연구단체인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대표 정덕구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장주의의 기초이론을 제공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성장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학현학파`의 창시자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초청, `한국경제의 진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회에서 남 전 부총리는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논쟁이 있는데 이는 부질없는 논쟁"이라며 "성장하지 않으면 사회변동에 대처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의 소득 수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성장이 없으면 분배상태를 개선할 수 없다"며 "지금은 성장을 통해 실업자를 줄이는 것이 분배 개선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는 "성장률은 4~5%면 충분하다"며 "시장경제의 벼랑을 탈출하기 위해서도 사회안전망 확충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 교수는 "시장주의가 만능이 될 수는 없으며 사회안전망 구축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없이는 자본주의가 유지되기 힘들다"며 "분배를 우선하는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구 4개국은 소득분배도 좋을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날 남 전 총리는 강연을 통해 최근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과 적자재정, 신행정수도 이전 등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남 전 총리는 강연에서 한국판 뉴딜정책과 관련, "경기 부양뿐만 아니라 경제의 기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며 "민간 소비, 민간 투자가 침체된 상태에 있고, 수출이 유발하는 내수마저 미약하다면 정부지출 외에 유효수요를 창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기금 활용 논란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칭 `경제 부흥 국채`를 발행해 각종 기금이 이를 인수토록하고 유리한 금리를 지급하는 것이 보다 더 간편하고 연금의 수익을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남 전 총리는 특히 "정치권에서 적자재정과 국가채무 증가를 우려하는 소리가 있는데 지나친 걱정"이라며 "스위스 IMD에서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을 세계2위 수준으로 평가하듯이 OECD 국가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재정은 매우 건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여권이 추진중인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에 대해서도 "충청도 공주와 연기에 행정도시를 만드는 것이 반드시 발전 전략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행정수도 예정지 2160만평을 토지개발공사가 토지채권을 발행해 전량 매입한 후 기업도시로 개발하면 수도권 인구 소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전 총리는 현 정부의 경제운용 방식에 대해 따끔한 질책도 잊지 않았다. 남 전 총리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22개나 있는데 그 기능이 실제로 얼마나 경제운용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현 정부는) 국민경제의 실상을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하고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 필요한 경제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의 유기적 역할을 통괄 조종하는 중심체가 없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은 국민적 통합을 강조하지만 국민들이 신봉하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가 없으면 국민적 통합은 불가능 하다"며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이념으로 사회를 통합하고,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을 엄격히 시행해 사회 기강을 바로 잡고, 오늘의 경제 난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정치지도자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남 전 총리는 성장주의의 기초이론을 제공한 `서강학파`의 창시자로 재벌우선, 수출지상주의, 선(先)성장 후(後)분배를 통한 압축성장 등을 주창하며 `한강의 기적`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특히 서강학파는 서강대 출신 학자나 교수로 지난 60∼80년대 적극적인 현실 정치 참여를 통해 한국 경제를 주도한 인맥을 일컫는 말로 남 전 총리를 필두로 이승윤 전 부총리, 김만제 전 부총리 등을 배출했다. 변 교수는 자신의 아호에서 유래한 `학현(學峴)학파`의 수장으로 고도성장의 그늘에 묻혀 있는 우리 사회의 폐해에 주목하며 분배론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학현사단은 IMF체제 이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대거 진출,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현 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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