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6월 태국 방콕점 개점 연기

방콕 한복판의 종합쇼핑몰인 'SHOW DC' 2~3층에 7000㎡(2118평) 규모 조성 예정
태국 독점사업자인 킹파워가 딴죽을 걸어 공항 인도장 확보에 어려움 겪는 상황
세계 3위 면세사업자인 롯데, 태국 등 해외시장 진출하며 '글로벌 1위' 등극 노려
  • 등록 2016-05-30 오전 11:26:59

    수정 2016-05-30 오전 11:26:59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롯데면세점이 야심 차게 준비한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사업이 공항 인도장 확보가 지연되면서 개점 날짜도 함께 미뤄지고 있다. 인도장은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출국할 때 공항에서 넘겨받는 곳으로, 면세 물류 프로세스의 최종 관문이다.

△롯데면세점 로고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6월 중 태국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열 예정이었으나 인도장 확보에 차질을 빚어 개점 시점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인도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태국의 국영기업이자 현지 독점사업자인 킹파워인터내셔널(이하 킹파워)이 롯데면세점의 사업 진출에 딴죽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6월 중 예정대로 오픈은 어려울 것 같다”며 “개점 시점은 현재로서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 ‘무디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킹파워는 11억 7900만 유로(1조 4300억원) 매출을 올린 세계 10위의 면세사업자다. 이 회사의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회장은 올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우승팀인 레스터시티의 구단주로도 유명하다. 레스터시티가 우승하면서 킹파워의 존재감도 덩달아 급부상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태국 정부로부터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태국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에 따라 킹파워 독점구도를 깨고 현지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롯데 시내면세점은 방콕의 한류(韓流) 타운으로 꾸며질 종합쇼핑몰인 ‘쇼 디씨(SHOW DC)’가 6월에 오픈하는 것에 맞춰 이 건물 2~3층에 총면적 약 7000㎡(2118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롯데면세점은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면세점을 운영하고 경영권과 브랜드는 롯데가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킹파워가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인도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영기업인 킹파워가 외국기업인 롯데의 진출을 늦추기 위해 인도장 문제를 걸고넘어진 걸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태국으로 눈을 돌리는 건 무궁무진한 태국 관광시장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992만 8322명으로 전년대비 22.1% 증가했다. 특히 관광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 786만 3839명이 태국을 찾았다. 무려 69.3%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1323만 1651명) 및 유커(598만 4170명)와 비교하면 큰 차이다.

롯데면세점은 태국 외에도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면세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1위 기업이지만 해외로 눈을 돌려야 글로벌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2014년 매출은 35억 3500만 유로(4조 2800억원)로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롯데 방콕점처럼 현지 기업의 텃세와 정부 규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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