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2022년 12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성장과 물가의 주요 리스크를 점검하고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다뤘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기는 둔화 국면에 진입했고, 물가는 7월 이후 정점이 지나면서 상승폭이 줄었으나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3%를 웃돌며 여전히 높은 모습이다.
한은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방 압력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물가 상방 요인으로는 가장 먼저 경제주체들의 높아진 물가인식이 임금 등을 매개로 물가 오름세를 확대·지속시킬 가능성이 커졌단 점을 꼽았다. 한은은 지난 5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를 통해 임금이 10% 상승시 생산자물가가 2% 오르는 등 가격 전가율이 과거 보다 최대 20배 가량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은은 또한 글로벌 공급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이변 등에 따른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위험도 잠재해 있단 판단했다. 이에 더해 최근 1300원대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통화긴축 등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져 물가에 주는 영향도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경계감이 커지며 소비마저 위축되면 수출에 이어 소비 모두 약해져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경기둔화가 동반될 경우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더 낫다”면서도 “물가의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목표 수준을 향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가운데 주요국 경기둔화, 금리상승 등에 따른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성장의 하방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경우에는 적절히 대응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