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한 여행지]②알래스카 스워드

  • 등록 2006-08-01 오후 2:59:06

    수정 2006-08-01 오후 2:59:06

[스포츠월드 제공] 앵커리지에서 포티지 빙하를 지나 스워드(Seword)로 달리는 길은 쾌감지수 100%다. 불쑥불쑥 치솟은 산들을 양옆으로 거느리고 달리는 기분이 알프스의 산언저리를 연상케 한다. 호수와 울창한 숲이 연이어 나타나고, 가끔 통나무로 지은 집들도 드문드문 보여 분위기를 돋군다. 이 아름다운 길의 끝에 키나이 반도에서 제일 가는 항구 스워드가 있다.

스워드는 ‘빙하 크루즈의 메카’로 불린다. 매력적인 여행지답게 항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여행사들이 몰려 있다. 크루즈와 카약, 마운틴 바이크(MTB) 등의 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이다. 요트 선착장에는 수백 척의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대어를 꿈꾸는 낚시꾼들을 싣고 바다로 나갈 배들이었다.

선착장의 한켠에는 관광객들이 오늘 잡은 핼러버트(Halibut)와 연어를 걸어놓고 기념 촬영을 하느라 바쁘다. 계측대에는 사람 만한 핼러버트가 줄줄이 걸려 있었다. 북미대륙과 접한 북태평양 연안의 바다낚시 대상어 가운데 하나인 핼러버트(넙치)는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해마다 알래스카의 각 항구에서는 가장 큰 핼러버트를 잡은 낚시꾼을 선정해 시상을 하는데, 무게가 100㎏은 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다.

스워드는 알래스카의 주기를 디자인한 베네 벤슨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1927년 원주민 출신의 14살 난 이 소년은 알래스카 주기를 만들었다. 당시 많은 청소년들이 알래스카 주기 디자인 공모에 응모했지만 벤슨이 디자인한 깃발이 채택 됐다.

알래스카 주기는 보랏빛이 도는 푸른 바탕에 여덟 개의 노란별이 그려져 있다. 여덟 개의 노란별은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뜻한다. 파란 바탕은 알래스카의 꽃인 ‘퍼겟 미 낫(Forget Me Not)’의 색이며 또한 파란 하늘을 뜻하기도 한다. 벤슨은 깃발 하나에 알래스카의 자연과 정서를 담아낸 것이다.

스워드의 다운타운은 항구와 떨어져 있다. 포구가 여행객들로 북적이지만 다운타운은 몇몇의 레스토랑을 빼놓고 한적하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상가 너머로 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스워드의 다운타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벽화다. 거리 구석구석마다 스워드의 역사를 소개하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아이디트로드 개 썰매 경주를 소재로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스워드의 역사, 원주민들의 삶, 어업 등을 소재로 한 벽화도 있다.




해안을 따라 나 있는 캠핑장 곁에 아이디트로드에 관한 기념물이 서 있다. 알래스카의 겨울을 장식하는 두 개의 개 썰매 경주 가운데 하나인 아이디트로드는 본래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10년 알래스카 서부 유콘강 일대의 아이디트로드에서 금광이 발견됐다. 스워드로 몰려든 광부들은 아이디트로드까지 가는 길을 닦았다. 2년에 걸쳐 닦은 이 길은 눈으로 천지가 뒤덮이는 겨울을 위한 도로였다. 수많은 개 썰매들이 황금과 사람과 우편물을 싣고 편도 2000㎞가 넘는 이 길을 따라 아이디트로드를 오갔다.

이 길은 1920년대에 접어들어 금광의 채산성이 줄고 비행기가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졌다. ‘황금루트’가 다시 부활한 것은 1979년 개 썰매 경주를 통해서다.

그러나 정작 개 썰매 경주의 출발은 스워드가 아닌 앵커리지 4번가에서 시작된다.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알래스카 최대 도시 앵커리지를 택한 것이다.

스워드는 바다와 육지에서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스워드에서 20분 거리인 이그지트 빙하(Exit Glacier)는 걸어서 빙하를 밟아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가운데 하나다. 입구에서 트레일 정상까지는 3.6마일(약 6㎞). 트레일 정상은 빙하의 허리에 닿는다.

이 빙하는 몇 개의 산군이 이룬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그지트 빙하는 계곡으로 흘러내린 수십 개의 빙하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2만년의 세월이 쌓인 빙하 정상부의 두께는 1.5㎞에 달한다. 빙하 전체의 넓이는 LA와 맞먹는다고 한다. 참고로 LA의 면적은 서울 2배 크기다.

이그지트 빙하 트레킹의 또다른 재미는 툰드라 감상이다. 빙하가 가깝게 보일수록 여름을 수놓는 꽃들이 지천이다. 특히 절벽 전망대(Cliff Point)는 앞으로 끝도 없는 빙하가 펼쳐지고 주변은 야외정원처럼 온통 꽃들로 잔치를 벌인다.


지구 온난화 빙하가 사라진다

황량한 땅으로… 알래스카 관광산업도 영향



이그지트 빙하로 가는 절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들. 빙하가 녹아내리고 잔설만 드문드문 남아 있다.

알래스카는 지구 온난화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해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어떤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15년 전만 해도 스워드에서 빙하를 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배를 타고 30분만 나가도 머리에 빙하를 이고 있는 산들이 지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빙하를 보기가 쉽지 않다. 15년 사이에 급격하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스워드 주변의 빙하들이 녹아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빙하가 덮여 있던 산들은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회색빛 모습을 하고 있다.

빙하가 사라지는 모습은 바닷가는 물론 내륙의 빙하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그지트 빙하 트레일 초입에는 ‘1995’ ‘1980’ 등의 팻말이 붙어 있다. 이것은 그곳에 빙하가 존재했던 연도를 표시한 것이다. 즉 당시까지는 빙하가 뒤덮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황량한 땅으로 변한 것이다.

앵커리지와 스워드 사이에 있는 포티지 빙하는 보다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다. 포티지 빙하 아래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다. 이 호수는 빙하를 관람하는 작은 유람선이 떠다닐 만큼 규모가 크다. 그러나 이 호수는 100년 전에는 없었던 것이다. 100년이란 시간 동안 빙하가 녹아 사라지고 그 자리에 호수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알래스카의 관광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스워드나 위디어는 빙하 크루즈가 주요한 관광산업이다. 그러나 크루즈를 타고 빙하를 보려 가려면 꼬박 하루를 투자해야 한다. 5시간 내외의 투어는 고작해야 알래스카의 해안에 사는 고래나 산양, 물개를 보고 돌아오는 게 전부다. 9시간 이상 걸리는 투어를 신청해야 빙하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머니가 두둑한 관광객들은 비용을 조금 더 주더라도 헬기를 이용하거나 캐나다 밴쿠버,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하는 호화 유람선을 타고 오면서 빙하 투어에 나선다. 또 시간이 길어진 만큼 비용도 비싸져 관광객들을 망설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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