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거세진다

국내외 전문가들 잇단 경고...국제유가가 관건
저성장-고물가 고착화 우려 고조
  • 등록 2004-08-02 오후 2:59:18

    수정 2004-08-02 오후 2:59:18

[edaily 박동석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예상밖의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침체속 고물가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하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말로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일제히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70년대 오일쇼크 때와 같은 충격은 아니더라도 ‘저성장-고물가’의 늪에 빠질 우려가 여느 때보다 크다는 지적이다. ◇잇따른 경고 이 험악한 용어가 요사이 실감나게 들리는 것은 무엇보다 오랜 내수 침체로 돈지갑은 자꾸만 얇아지는데 껑충껑충 뛰는 물가 때문에 장보기나 주유소 가기가 무섭게 느껴지고 있는 탓이다. 현재의 상황만도 버티기 힘든 데 이보다 더한 게 현실화된다니까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심리는 펴질 기색이 없다. 위기에 대한 경고는 밖에서 더 요란하다. 세계적 컬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지난달 15일 블룸버그에 기고한 글에서 “아시아는 저금리 추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당장은 위험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지난 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지도 모른다”고 일갈했다. 비슷한 시기 모건스탠리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국내전문가들도 우리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많으며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라는 데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관건 물가에 대해서만큼은 정부도 넋놓고 ‘하늘만 쳐다보는’격이다. 이승우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2일 오후 기자브리핑에서 “하반기 물가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물가관리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7월이나 8월, 9월 모두 전년동기대비 물가가 모두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예전처럼 물가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은 없으며 국제유가가 진정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설명대로 하반기 물가의 향방은 거의 전적으로 국제 유가가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달려있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지의 여부도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연초 물가목표를 3%내외로 세울 때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를 1배럴당 24달러정도로 가정했었다. 3%대중반으로 수정했을 때는 1배럴당 32달러를 가정했다. 그렇지만 유가는 최근 10일이동평균이 배럴당 36달러를 넘어 상승행진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만약 올해 유가가 연평균 1배럴당 34달러를 기록할 경우 물가목표는 예상치보다 0.3%포인트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성장-고물가 고착화 가능성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무서운 것은 우리나라가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하루 200만 배럴정도의 원유를 중동등에서 들여와 쓰고 있다. 미국, 일본 다음이다. 이러다보니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가 전체적인 충격이 지나치게 크다. 1배럴에 1달러가 오르면 8억달러이상의 비용부담이 발생할 정도다. 더욱이 국제유가는 정부가 어떻게 손을 쓸 방법도 없기 때문에 대응도 쉽지 않다. 경제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뜻이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면 스태크플레이션을 피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난70년대 오일쇼크가 일어났을 때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코어인플레이션(근원물가)이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물가상승이 우려된다”면서도 “국내에서 물가가 연간 20%이상, 선진국에서도 10%이상씩 급등하던 오일쇼크때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저성장-고물가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위험에는 항상 노출되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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