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비둘기파…"연준 최소 2회 더 금리 올린다"

연준 매파들 "최소 2회 더 올려야"
소수 비둘기파들 "인내심 가져야"
  • 등록 2023-07-11 오후 1:35:18

    수정 2023-07-11 오후 7:31:47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둘기파가 거의 자취를 감춘 가운데 연내 최소한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칫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경우 6%대 최종금리가 딴 세상 얘기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출처=인터치 캐피털 마켓츠)


연준 매파들 “최소 2회 더 인상”

10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인터치 캐피털 마켓츠의 분석을 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18명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인사들 중 비둘기파로 분류된 이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리사 쿡 연준 이사 등 3명이다. 그 중 쿡 이사는 지난달 연준 이사로 다시 지명된 뒤 낸 의회 진술서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달성하는 것은 연준의 필수 역할”이라고 했다. 그가 연준 집행부 일원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연준 내 비둘기파는 2명이라는 분석도 많다.

그런데 매파 인사들은 총 12명으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의장과 마이클 바 부의장, 필립 제퍼슨 부의장 지명자, 미셸 보우만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집행부를 비롯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초강경 인사들까지 모두 포함됐다. 강경 긴축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이번 금리 인상기 이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월가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연준이 실제 긴축에 나서지는 않았던 지난 2021년 8월 당시 인터치 캐피털 마켓츠의 분석을 보면, 비둘기파와 매파는 각각 6명, 10명이었다. 특히 연준이 지난해 3월 금리를 올린 이후 지금까지 무려 500bp(1bp=0.01%포인트) 급격히 인상했음에도 여전히 매파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시장이 현재 예상하고 있는 연내 한 차례 인상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서다. 6%대 금리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연준 고위 인사들의 언급들은 FOMC 내 정책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올해 두어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리 5.00~5.25%에서 최소한 5.50~5.75%까지 올려야 하고, 여차하면 그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데일리 총재는 “경기 하강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수요와 공급 균형이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덜 하는 것이 과하게 하는 것보다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메스터 총재는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설을 통해 “금리를 어느 정도 더 올린 후 그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와 나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워싱턴DC에서 초당적정책센터(BPC)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통화정책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최종금리에)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해야 할 일이 약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바 부의장은 아울러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여파를 두고 “총자산 1000억달러 이상의 은행들에 더 강화한 자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정도 자산 규모면 중형 은행을 대상으로 규제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은행 대출 감소는 곧 긴축 효과를 낸다.

소수 비둘기파들 “인내심 갖자”

다만 굴스비 시카고 총재와 함께 몇 안 되는 비둘기파로 꼽히는 보스틱 총재는 조지아주 콥카운티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면서도 “경기 침체에 대한 증거 속에서 일단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 들어 금리 동결론을 주장해 왔던 인사다. 보스틱 총재는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분명 제약적인 영역에 있다”며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일단 오는 12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지난달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1%로 나타났다. 전월 당시 4.0%보다 큰 폭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5.0% 각각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근원물가는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나타내기 때문에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5%대로 나온다면 매파들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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