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하락세 ‘뚜렷’…반도체경기 하강신호 곳곳 ‘감지’
한국개발연구원(KDI)는 7일 ‘경제동향 9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 수요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은 대외 수요 둔화에 따른 하락세가 뚜렷하다. 7월 제조업 재고율은 125.5%로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으며, 평균가동율은 76.4%로 전년동월(75.2%) 대비 1%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수요둔화가 점차 수치로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산업은 하강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7월 반도체 출하는 전년동월대비 26.1%나 감소했고 반면 재고는 12.3%나 급증했다. 반도체산업의 가동률은 4월 고점(139.4)에 비해 14.3% 하락한 119.5에 그쳤고 재고율은 전월의 63.0%에서 97.7%로 크게 상승했다.
|
7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101.3→101.8)는 상승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7→99.4)는 전월보다 하락했다. 향후 경기가 나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7월 설비투자도 일반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확대, 전월(-0.7%)보다 낮은 -2.2%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류(3.8%→-4.0%)와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7.9%→-6.0%)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도 전년동월대비 11.0% 감소해 전월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8월 중국 수출액 전년比 마이너스…중국 外 지역도 감소세
수출 증가세 둔화는 중국이 주요도시 봉쇄조치를 내리면서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8월 대 중국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9.4% 감소했다. 지난 6월 8.2%, 7월 1.5%로 증가폭이 줄어들다가 급기야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반면 수입은 주요 에너지원 중심으로 전월(21.8%)보다 높은 28.2% 증가했다. 교역조건(수출상품과 수입상품과의 교환비율)은 전월(-10.0%)보다 악화된 -11.4%를 기록했고, 8월 무역수지는 전월(-48억 1000만 달러)보다 확대된 94억 7000만 달러의 ‘사상최대’ 적자를 봤다.
|
다행히 노동시장은 호조세를 지속했다. 7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82만 6000명 증가하면서 전월(84만 1000명)에 이어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KDI는 분석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늘었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 운수 및 창고업 증가세는 완만해졌으나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 회복세가 강화됐다.
하지만 물가와 무역수지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여전히 불안하다. KDI 관계자는 “유가는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으나 공급불안으로 당분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대다수 산유국의 증산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OECD 상업재고도 코로나19 직전 평균대비 낮은 수준”이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