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들, 인터넷 "흑색선전"으로 곤욕

  • 등록 2003-06-03 오후 3:34:25

    수정 2003-06-03 오후 3:34:25

[edaily 전미영기자] 진위와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면서 곤욕을 치르는 기업이 늘고 있다. 2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인터넷을 통한 "흑색 선전" 유포로 피해를 본 기업들의 사례를 전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소개했다.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최근 "스타벅스 vs. 이스라엘"이란 이메일 확산으로 한동안 시달렸다. 메일 내용 자체는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에서 철수키로 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었으나 전체적인 어조는 이 회사가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대치 상황 속에서 아랍권을 편드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란 사실을 시사하고 있었던 것. 스타벅스로서는 다행히도 이스라엘에서의 철수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고 다만 이스라엘측 파트너와의 협력 시한이 만료된 것이 주요인이라는 사실을 고객들이 납득함으로써 매출에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이메일 파문은 일회성 에피소드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달리 운이 나쁜 기업도 적지 않다. 여성 생리용품 제조업체들은 탐폰 속에 습관성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패스트푸드업체 KFC는 사명을 켄터키프라이드치킨에서 KFC로 간략하게 바꾼 이유가 신선한 닭이 아니라 부리도 다리도 없는 돌연변이 조류를 원료로 쓰고 있기 때문이란 루머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1970년대 후반 회사가 악마주의(Satanism)과 관련이 있다는 루머로 홍역을 치렀던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갬블(P&G)은 인터넷을 통한 루머 재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흑색 선전이 기업에 유형무형의 피해을 입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웨이크포레스터대학이 2001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포천500대기업 가운데 인터넷 루머에 시달린 24개 기업 중 이를 적절히 처리해 진정시킨 사례는 3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들은 인터넷을 통한 흑색선전에 대해 단순히 우려하고 있거나 그 파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기 쉽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사실무근의 루머가 확산될 경우 기업은 신중한 어조로 이에 즉각 대응하는 한편 루머의 허위성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제3자에 조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팔짱을 끼고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펜실배니아대 와튼스쿨의 메리 프랜시스 루스 교수는 "기업이 침묵을 지킨 채 파문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린다면 고객들은 이를 혐의 인정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루머에 대해 공방을 벌인다 해도 문제는 악화되기 십상이다. 루스는 "기업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면 일반인들의 마음 속에서는 의혹이 짙어진다"면서 "수위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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