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형 집행정지로 삼성제일병원에 입원 중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찾았다고 한국일보가 23일자로 보도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권 씨는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5년 징역형을 받고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감됐다가 당뇨병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내년 75세가 되는 권 씨는 발가락 열 개가 거의 없는 상태. 당뇨 합병증으로 발톱이 빠지고 살이 썩어 들어가 얼마 전 다섯 개의 발가락 일부를 잘라냈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돼 남은 발가락마저 수술을 받았다. 그는 각막염과 백내장 때문에 눈 수술도 받아야 한다.
이런 권 씨를 바라보는 김 전 대통령의 심사는 울적하고 착잡했다고 전해졌으며 권 씨 역시 김 대통령이 "몸 관리를 잘하라"고 당부하자 눈시울을 붉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법 확정판결 후 "하늘만은 진실을 알 것"이라고 말했던 권 씨는 "미국으로 달아난 김영완의 자술서가 증거능력이 부족한데도 유죄를 받아 억울하다"며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권 씨의 측근은 "40여년을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잘 나갈 때는 문지방이 닳도록 찾던 사람들이 코빼기도 비치지 않아 정치가 참 덧없다"고 말했다. 그를 찾은 정치인은 김원기 국회의장, 김근태 장관,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 등 적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