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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립대 입학금의 ‘원가’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곳 중 80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사립대들은 입학금 수입의 33.4%를 입학과 무관한 일반 운영비로 지출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입학 관련 비용에 필요하다며 입학금을 징수한 뒤 3분의 1을 입학 이외의 비용으로 쓴 것이다.
신·편입생 장학금으로는 20%를 사용했다. 학생 유치를 위해 장학금 지원을 내세우고 입학금 수입에서 일부 재원을 마련했다. 이어 △홍보비 14.3%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 14.2% △진로·적성 검사 등 학생지원경비 8.7% △입학식·오리엔테이션 등 행사비 5% △기타 3.5%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80개 대학은 입학금 총수입(797억6700만원) 중 33.4%(266억4200만원)를 입학과 무관한 일반운영비로 사용했다. 신입생 1인당 평균 입학금(66만5900원)으로 따져보면 일반운영비 22만2400원은 사실상 걷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예컨대 A대학의 경우 신입생 입학금으로 40억7900만원을 걷은 뒤 입학 외 운영비로 17억9200만원(43.9%)나 썼다. 80개 대학 평균(33.4%)보다 입학과 무관하게 쓴 일반 운영비가 약 10%포인트 높았다.
문제는 대학들이 학생들로부터 입학금을 걷어 이를 입학 이외 목적으로 사용해도 현행법상 이를 규제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4조4항)’에 따르면 ‘입학금은 학생 입학 시 전액을 징수한다’는 조항만 있지 산정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이 때문에 입학식 등에 필요한 비용이라며 고액의 입학금을 징수하는 대학이 있는 반면 이를 등록금 내에서 해결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학별로는 동국대가 102만4000원으로 전국에서 입학금이 가장 비쌌으며 한국외국어대(99만8000원)·고려대(99만6600원)·홍익대(99만6000원)·인하대(99만2000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4년제 대학 중 학생 1인당 입학금이 90만원을 넘는 곳은 28개 대학이며 모두 사립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학 입학금 폐지를 공약했고, 국정과제에도 포함시켰다. 이어 전국 41개 국공립대는 내년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키로 했으나 사립대는 단계적 폐지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 중이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립대 입학금의 단계적 감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가 국민의 염원인 만큼 입학 절차에 실제 사용하지 않는 비용 징수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사립대학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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