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0% 방어'.. 뒤쫒는 현대차, 달아나는 수입차

  • 등록 2013-02-19 오후 3:59:35

    수정 2013-02-19 오후 3:59:3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은 이제 더 이상 현대·기아차가 지키고 수입차가 쫒는 시장이라고 하기 어렵다. 최근 새롭게 부상한 하이브리드차부터 디젤세단 시장까지 수입차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차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수입차는 이제 20~30대 젊은층까지 사로잡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 10% 돌파.. 판매액은 20% 넘어서

수입차 점유율은 지난해 10%를 돌파했다. 국토해양부의 자동차 신규등록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는 13만858대로 전체(130만6749대)의 10.1%를 차지했다. 국산차는 전년에 비해 4%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는 25% 늘어났다.

수입차는 신규등록대수에서 지난 1월 12.9%를 차지해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라면 수입차 점유율이 20~2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가 문제일 뿐 언젠가는 국내에 굴러다니는 차 너냇대 가운데 하나는 수입차가 차지한다는 얘기다.

이미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스무대 중 한대는 수입차다. 지난해말 현재 수입차 등록대수는 60만3745대로 전체(1106만5328대)의 5.5%를 차지하고있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 이를 매출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실질적인 점유율은 훨씬 크다. 지난해 수입차 총 수입액은 45억 달러(약 4조8000억원)다. 여기에 20%대로 추정되는 국내 판매마진을 더할 경우 지난해 판매액은 약 7조500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내수시장의 자동차 판매액(약 33조원)의 22%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40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승용차 시장의 40% 이상을 수입차가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디젤 세단 등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은 수입차가 선점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도별 수입차 내수 판매 추이
하지만 수입차가 비싸다는 말은 옛날 얘기다. 수입차들은 최근 가격을 낮춘 3000만원대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조금 비싸더라도 폼 나는 수입차를 더 선호한다. 올해도 국내에 진출한 18개 수입차 회사들은 40여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3000만원 전후의 중소형차다. 반면 국산 완성차 5개사의 신차는 연말 출시하는 현대차 제네시스를 포함해 고작 5대 뿐이다. 자동차는 계속 새 모델을 내놓아야 하는데 국산차는 수입차에 비해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앞으로 관세부담까지 없어지면 수입차의 공세는 더욱 가속화할 게 분명하다.

수입차 공세에 현대·기아차 판매·마케팅 역량강화 ‘고민’

현대·기아차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현대차(005380) 직원들은 요즘 부서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수입차 방어를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머리에 쥐기 날 지경이다. 판매·마케팅은 물론 연구·개발(R&D)·서비스 등 판매와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부서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2011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새 브랜드 슬로건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New Thinking, New Possibility)’를 발표한 것도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3월 문 연 현대차-수입차 비교시승 센터 모습.
목표는 단 하나, 수입차의 공세를 막는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 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으로 44%다. 기아차(000270)까지 포함하면 75%다. 국내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어 아직은 절대적 우위다. 하지만 이는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003620) 등 경쟁사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의 측면이 크다.

수입차에 대항해 현대차는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제네시스 프라다, 기아차는 플래그십 세단 K9 등의 프리미엄 차종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젊은층을 겨냥한 밸로스터·i30·i40 3개 차종을 묶은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PYL) 브랜드 마케팅에도 나섰다. 올해 초 기아차는 K9의 가격을 최대 291만원 낮추는 등 중형 이상 주요 고급모델의 가격을 인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대비 강점인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제네시스 후속을 비롯해 향후 신차의 품질 및 제품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당장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는 고객들이 ‘현대차를 사면 이런 좋은 점들이 있구나’라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와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 격돌하며 양 측의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왼쪽은 지난 겨울 열린 BMW 미니의 스키장 번개 이벤트, 오른쪽은 현대차 PYL 할로윈 파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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