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치매 연구용 돼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 서울대 연구팀에 의해 생산된 ‘치매 연구용 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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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증하고 있는 치매는 70%가 알츠하이머성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여 발생한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러한 아밀로이드와 관련된 유전자를 가진 ‘알츠하이머 치매성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체세포복제를 통해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했다. 형질전환이란 인위적으로 외부 유전자를 주입해 동물의 유전형질을 바꾸는 것이다. 유전 형질이 바뀌면 2세, 3세도 주입된 유전자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실험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선행 물질인 아밀로이드 전구체 유전자(APP)를 돼지(대리모)에 이식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과다 발현하도록 유전형질이 바뀐 돼지를 생산하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이 같은 실험으로 생산된 돼지는 물론 이 돼지가 낳은 새끼 모두 치매에 걸릴 운명을 갖게 된다.
이병천 서울대 교수는 “돼지는 인간과 유사한 긴 수명, 질병 패턴, 유전적 유사성을 지녀 치매의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 연구에 매우 효과적”이라며 “동일한 유전자를 갖는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한 치매 모델 개발은 향후 치매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유전체 교정 전문 기업인 툴젠, 옵티팜 메디피그(실험용 동물 전문 업체), TS 대한제당(생명산업 전문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6월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