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방문한 외국금융사, `걱정` 덜었을까

외국계, 노사관계 안정화 등에 관심
"민노당 예상보다 급진적이진 않아..리스크는 없을 것" 분석도
  • 등록 2004-04-28 오후 4:47:44

    수정 2004-04-28 오후 4:47:44

[edaily 김경인기자] 민주노동당에 대한 외국계 투자은행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모건스탠리의 리서치담당 상무가 민주노동당을 방문했고, 28일에는 ABN암로증권 홍콩 관계자의 방문이 이어졌다.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의 정당방문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확보, 명실공히 제3당으로 자리매김하자 진보정당의 국회입성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양 사 모두 "향후 한국 경제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순수한 리서치 차원의 방문일 뿐"이라며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일부에서 제기된 노동 편향적 정책으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으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계..노사관계 안정화 등에 관심 28일 ABN암로증권과 민주노동당의 만남은 예상보다 10분가량 늦은 1시4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ABN암로측에서는 벤 러드(Ben Rudd) 홍콩지점 아시아지역 경제분석가를 비롯한 3인이 방문했으며, 민주노동당은 이재영 정책1국장과 송태영 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ABN암로증권과 모간스탠리증권은 공히 노사관계 안정화 관련 정책에 대해 문의했다. 민노당이 노동계의 의견을 정책적으로 대변하면서 노동계의 호전성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어떻게 정책화할 지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이재영 정책1국장은 "산별교섭체제 확립과 유럽식 사회협약기구 설립이 필수적"이라며 "현 노사정위원회와 달리 법적구속력 있고 보다 대상 범위가 넓은 협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모간스탠리와의 면담에서는 "민노당이 파업을 조정·억제하지는 않겠지만 파업 중 일부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욕구를 전달하기 위한 자연발생적 파업이었기 때문에 그런 성격의 파업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러드 경제분석가는 또 최근 잇따르고 있는 해외로의 기업이전과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어떠한 의견이나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문의했다. 이 정책1국장은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단기적·투기적 투자일 경우 규제 노력을 할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생산적이며 고용을 유발할 수 있는 투자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높은 토지가격과 대기업 중심의 정책이 기업의 해외이전을 유발시키는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공정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노당 리스크`는 없을 것 민노당을 방문한 양 사는 모두 "한국 경제전반에 대한 조사에 불과하다"며 큰 의미 없는 의례적 방문임을 강조했지만, 이전에 다른 정당을 방문하거나 추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초로 원내진출에 성공한 진보정당이 불러온 경제적 파장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는 대목. 구체적인 정책들이 제시된 후에야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일단 민노당의 국회입성이나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이나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당의 국회진출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크지만, 10석이라는 의석수는 국회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부족한 숫자이기 때문. 게다가 민노당이 현재까지 제시하고 있는 노선들도 예상만큼 급진적이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매동향 또한 17대 총선에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큰 폭으로 매수세를 늘려 오랜 겨울잠을 자던 코스닥 시장에 단비를 내려주기도 했다. 외국계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아 "외국계 투자자들이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민노당의 국회진출이 아닌 향후 정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전무는 "해외 투자자들이 민주노동당의 국회 입성과 관련해 향후 노동운동이 진정될 지 너무 사회주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민주노동당 자체 보다는 향후 한국 경제 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더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민주노동당의 의석이 10석에 불과한데다 17대 국회가 개원하지 않은 상태로 정책적인 변화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를 들어 기업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임금 급등 등 정책변화가 가장 큰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총선의 핵심변수는 민노당의 국회진출보다는 여당이 다수당이 됐다는 점"이라며 "외국인들도 총선 직후 증시에서 강도 높은 매수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컨센서스 자체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거리의 정치를 제도권내로 수렴한다는데 의의가 있고, 정치적 이합집산이 심하다 보니 10석도 중요한 캐스팅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노당의 국회입성은 리스크라기 보다는 오히려 중요자산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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