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 “내 자산 좀 사가세요”

中부동산 단속 강화 속 매각자 안나타나
"경기 하강기, 기업들 현금 축적 선호"
  • 등록 2021-11-03 오후 1:40:51

    수정 2021-11-03 오후 1:40:51

중국 상하이의 고층빌딩. 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자금 마련을 위해 가진 자산을 팔고 싶어도 사는 사람이 없는 탓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단속을 강화하고 주택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잠재적 구매자들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은 약 2조원에 달하는 홍콩 본사 건물을 중국 국영기업 웨슈부동산유한공사에 매각하려 시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허성촹잔그룹(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에 헝다물업 주식 51%를 26억달러(3조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광둥성 정부의 반대로 보류되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부동산 업체 당다이즈예(當代置業·모던랜드차이나)는 달러 채권 원리금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자산 매각 실패는 중국 당국의 ‘3대 마지노선’ 정책으로 부동산 거물들의 자금이 묶였기 때문이다. 3대 마지노선이란 작년 말 중국 정부가 도입한 제도로 부동산 개발업체의 △고객 계약금을 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70% 미만이고 △자본 대비 순부채 비율이 100% 미만이며 △단기 부채 대비 현금 보유 비율이 100% 이상이어야 은행으로부터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현재 중국 부동산 개발사 상위 30개사 중 21개사가 당국의 ‘3대 마지노선’ 중 최소 하나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튜 차우 S&P글로벌 레이팅스 이사는 “부동산 개발 업체가 처분하려는 자산의 잠재적 매수자도 대부분 부동산 개발 업체”라며 “많은 이들이 ‘3대 마지노선’ 정책으로 자산 매입을 자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경기 사이클 하강기에는 유동성이 풍부한 개발업체들도 현금을 축적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년 간 완다그룹 등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는 토지, 건설프로젝트는 물론 기타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자금난을 극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집값 하락과 토지 매각 부진으로 자산 매각이 더욱 복잡해진 상황이다. 9월 중국 대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6년여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발행한 투기등급 달러 회사채 원리금 중 이달 안으로 갚아야 하는 금액이 20억9100만달러(약 2조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파산한 회사는 없지만 한 군데라도 파산할 경우 사태가 일파만파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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