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산재사망 반복"

현대건설, 4번째 불명예…작년 6명 사망
특별상에 ‘광주 참사’ HDC현대산업개발
  • 등록 2022-04-27 오후 1:14:23

    수정 2022-04-27 오후 4:49:48

[이데일리 이소현 김윤정 기자] 노동계가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현대건설(000720)’을 선정했다.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 앞에서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산재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사진=김윤정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산재 캠페인단)은 27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현대건설 작업장에서는 작년 1월 노동자 한 명이 지하 1층 환기구에서 지하 4층으로 추락사한 것을 시작으로 쓰레기 청소 중 돌에 맞아 죽거나 굴착기에 부딪혀 사망하는 등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007년, 2012년, 2015년에 이어 역대 4번째 최악의 살인기업에 이름 올리게 됐다.

1위 현대건설에 이은 최악의 살인기업 2위는 대평(노동자 5명 사망), 공동 3위 대우건설(047040)·태영건설(009410)(노동자 4명 사망), 공동 5위 이일산업·한양·현대중공업(329180)·SK TNS·S&I건설(노동자 5명 사망) 순이었다.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 정석채씨는 “올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산재 사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계속해서 빌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 측은 고용노동부와 산하기관의 책임을 촉구했다. 정씨는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이들 기관은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건설사가 제출한 산업재해조사표만으로 조사를 끝낸다”며 “4년 전 부산 엘시티 참사, 올해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당시 내부고발자가 없었다면 수많은 비리가 전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 앞에서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 ‘2022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산재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식을 하고 있다.(사진=김윤정 기자)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산재 사망사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시민 90% 이상이 산재 심각성에 동의하고, 66%가 중대재해기업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다”며 “떨어지고 끼어 사망하는 낙후된 죽음의 형태와 기업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1년에 2000명 이상이 산재로 사망하는 한국에서 사람의 목숨을 갈아 넣는 기업 경영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시행 100일도 안 된 지금, 법을 지켜야 할 대통령과 경영책임자가 법을 흔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작년 ‘광주 참사’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294870)(현산)은 2022 최악의 살인기업 특별상을 받았다. 작년 광주 학동 재개발 4구역 철거현장 사고로 시내버스 승객 등 9명이 사망하고 8명 부상당했다. 올해 1월에는 광주광역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1명 부상자가 발생했다. 2022 최악의 살인기업은 전년도 발생 사고만을 집계 대상에 포함하기에 이번 산출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캠페인단은 “학동 붕괴사고 7개월 만에 올 1월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초래한 사례는 현산의 미흡한 안전관리 인식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특별상을 수여했다. 캠페인단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존중하긴커녕 왜곡된 인식조사를 발표해 입법 취지를 폄훼하고 무력화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한편, 산재 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해마다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를 낸 기업을 선정해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시상식을 진행해오고 있다. 작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는 한익프레스가 선정됐으며, 2020년 물류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38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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