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가계·기업 '빚 갚기 힘들다'…금융불안 '위험' 단계 가까워(종합...

[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11월 금융불안지수 19.3으로 넉 달째↑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 8.9%로 1년 전보다 2.5%p 올라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의 빚 비중, 금융위기 대비 두 배
"DSR 예외 대출 축소하고…부동산업 대출 관리해야"
한은 "금융위기 충격 온다면 은행, 비은행 충당금 ...
  • 등록 2023-12-28 오후 3:42:06

    수정 2023-12-28 오후 3:42:0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빚 갚기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가계는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고 자영업자도 연체율이 1년새 두 배 뛰어올랐다. 고금리에도 6년째 빚이 증가하고 있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폐업 등 부실 위험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들의 차입금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출처: 한국은행


◇ 빚 갚기 힘든 취약차주, 연체율 급등에 시름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11월 19.3으로 넉 달 연속 상승, 주의 단계(12)보다 위험 단계(24)에 가까워졌다. FSI를 이번에 개편하면서 저축은행·상호금융 연체율 등 비은행 지표를 신규로 포함했는데 고금리에 차주들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이 급등한 영향이다.

문제는 취약차주다. 가계대출 차주 중 저소득 또는 저신용이면서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이용한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9월말 8.9%로 1년 전(6.4%)보다 2.5%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비취약차주 연체율이 0.2%에서 0.4%로 두 배 올랐으나 0%대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된다.

취약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이자지급액은 20.7%로 연 소득의 5분의 1을 이자 갚는 데 썼다. 이는 비취약차주(11.8%)보다 두 배 가량 높다. 한은은 이자부담비율이 1년 후 가계대출 연체율과 0.91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향후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취약차주 비중은 가계 차주 수 기준으로 6.5%, 대출금액 기준으로 5.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0%, 6.2%)보다 낮아 금융기관들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평가다.

가계대출의 약한 고리 중 하나인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9월말 1.2%로 코로나 19 이전 장기 평균(1.7%) 수준보다 낮지만 1년 전(0.5%) 대비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차주수 기준 12.4%(38만9000명), 대출잔액 기준 11.0%(116조2000억원)로 2019년(12.5%, 9.9%) 대비 차주 수 비중은 줄었느나 대출잔액 비중이 늘어났다.

기업 역시 빚 상환능력은 약해지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이자보상비율 1미만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올 상반기 57.4%로 1997년 외환위기(61.9%) 당시보다 낮아졌지만 2008년 금융위기(24.6%) 때의 두 배를 상회했다. 빚 상환 부담이 커졌지만 자산을 고려한 재무건전성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1년 뒤 폐업, 자본잠식 등 부실위험이 5%를 초과하는 ‘부실기업’의 수 비중은 올 6월말 4.7%로 1997년(18.1%), 2008년(10.7%)보다 낮다. 부실기업의 차입금 비중도 0.8%로 1997년(19.0%), 2008년(3.7%)보다 적다.

한은은 “질적 측면에서 기업 신용 관련 리스크가 크게 확대된 것은 아니다”며 “최근 기업 대출 연체율도 비은행을 중심으로 올랐으나 금융위기 당시 연체율 수준을 크게 하회한다”고 평가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3분기말 7.08%, 5.69%로 2008~2009년 최고치 18.91%, 8.61%보다 낮다.

한은은 가계대출에 대해선 전세·집단대출 등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예외 적용 대출을 축소하고 기업대출에 대해선 부동산업에 대한 과도한 신용 확대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10개 업종의 9월말 기준 2019년말 대비 대출 증가액은 567조4000억원인데 이중 부동산업과 건설업이 각각 175조7000억원, 44조3000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액의 38.8%를 차지했다.

출처: 한국은행


◇ 비은행, 부실대출보다 적은 대손충당금… 더 쌓아라


한은은 취약차주 등이 비은행권에 몰려 있어 비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의 취약차주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은 3.5%, 비은행은 7.7%로 비은행은 취약차주의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비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4.23%로 1년 전(1.81%)로 급등했다. 특히 부실 우려가 커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이 상호금융, 저축은행이 각각 4.2%, 5.6%로 작년 0.1%, 2.1% 대비 큰 폭으로 오른 점도 비은행권 부실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비은행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 규모가 9월말 34조4000억원으로 대손충당금(24조5000억원)을 10조원 가량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은 “비은행은 단기간에 늘어난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를 통해 손실흡수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을 가정하면 비은행은 28조8000억원 수준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역시 금융위기 충격을 가정할 경우 종전 대손충당금(40조6000억원)보다 5조6000억원 가량 더 쌓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당시엔 은행의 부실 우려가 커졌는데 이를 가정했기 때문에 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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