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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 이후 신흥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국가간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3일 이른 오전(현지시간) 세계 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발표 이후 화상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 전반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이렇게 경고했다.
“올해만 전세계 9000만 극심한 빈곤”
IMF는 4월과 10월 두 차례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내놓았다. 지난 전망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다만 선진국(-5.8%, 2.3%포인트↑)과 신흥국(-3.3%, 0.2%포인트↓)간 차이는 벌어졌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유럽 등의 성장세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와중에 신흥국은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 나라 내의 양극화 역시 걱정했다. 고피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저숙련 노동자와 여성, 청년이 받는 경제적 타격이 더 크다”며 “국가 내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했다. 학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K자형’ 경제 회복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이 나빠질 경우 경제전망은 더 부정적이고 금융시장은 더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부국과 빈국간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위기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가부채 기록적 수준…구조조정 필요”
고피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또 급증하는 부채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부채는 조만간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주요 국가들의)국가부채 비율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0%가 넘는 기록적인 수준에 있다”고 경고했다.
고피나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적인 양극화를 막으려면 각국이 협력해 빠르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전세계가 다자주의가 아닌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무역과 투자에 대한 규제가 커지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전망에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실물경제의 회복이 수년은 걸릴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신흥국보다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지, 미국 경제만 놓고 보면 장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GDP 수준으로 복귀하려면 오는 2022년까지 가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