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성큼 현실로 다가온 '트럼프 쇼'

'조롱받던 트럼프, 이제 링컨과 루즈벨트의 공화당 리더'
리얼리티쇼 진행하면 이름 알린 부동산 재벌
"책 읽는 건 시간낭비, 난 핵심 흡수하는 능력자" 자평
개혁당·민주당 기웃..정치 기반 없어 '막말 정치'
힐러리와 지지율 격차 근소..경합지역...
  • 등록 2016-07-20 오후 3:13:11

    수정 2016-07-20 오후 3:13:11

19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공식 대선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미국 대통령직은 정말 중요한 자리입니다. 대통령직은 리얼리티쇼가 아니에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걱정하는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가 19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트럼프는 단 한번의 공직 경험도 없다. 2004년 TV 리얼리티쇼를 진행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1992년엔 영화 ‘나홀로 집에 2’에 까메오로 출연한 이력도 있다.

처음엔 그저 자극적인 막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단아’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무서운 기세로 16명의 라이벌을 꺽고, 마침내 160년 전통을 가진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가 됐다. USA투데이는 “조롱받던 트럼프가 이제 링컨과 루즈벨트, 레이건의 당인 공화당의 리더”라고 평했다.

트럼프는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자아도취적이기도 하다. 13살 때 음악 교사에게 주먹을 휘둘러 눈에 퍼런 멍을 만들고선 “그 교사가 음악에 대해 쥐뿔도 몰랐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을 정도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는 아들에게 “너는 왕이다. 적들을 깔아뭉개라”고 가르쳤다.

트럼프는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트럼프의 사무실에 책꽂이가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책을 읽지 않는 걸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긴 자료를 일일이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나는 사안의 핵심을 쏙쏙 뽑아 흡수하는 능력을 지녔다. 아주 뛰어난 효율적 인간”이라고 자평한다.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을 물려받았다. 작은 아파트를 짓던 아버지와 달리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거대한 빌딩을 지으며 ‘트럼프 제국’을 일궜다. 트럼프의 재산은 87억달러(약 9조90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는 순수 공화당원이 아니다. 처음엔 공화당원이었지만 2000년엔 개혁당 소속으로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탈락했다. 2001년부터 8년 동안은 민주당에서 기회를 노렸지만 마땅치 않자, 2009년 다시 공화당으로 돌아왔다.

당내 정치적 기반이 없었던 트럼프는 미디어를 적극 활용했다. 적절한 순간에 미끼를 던지듯, 그의 자극적인 말은 미디어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토크쇼를 진행했던 트럼프는 경선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법을 알았다. 여성과 소수 인종을 비하하는 그의 막말은 미디어를 타고 더 많은 보수적인 백인들을 결집하는 효과를 냈다.

트럼프 특유의 직설 화법은 저소득 백인층의 폐부를 찔렀다. 트럼프의 연설은 초등학교 4학년 수준의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쉽고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트럼프의 막말은 적극적인 반대파뿐 아니라 견고한 지지층을 함께 만들어냈다.

트럼프 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당선을 점치는 분석이 많지만,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8일 미국 NBC방송이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5%로 클린턴과 고작 1%포인트에 불과하다. 자유당 후보인 게리 존슨과 녹색당 후보 질 스타인을 포함해 조사하면 트럼프가 40%로 클린턴(39%)에 오히려 앞선다.

최근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지역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역전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는 뚜렷한 정당 선호도가 없어 미국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곳이다. 1960년 이래 미국 대선에서 이들 3개주 가운데 2곳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클린턴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더힐은 “놀라지 않으면 트럼프 쇼가 아니다”라고 했다. 깜짝 놀랄 일이 아직 남아있을 지 모를 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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