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지분이 매물로 나온 지 2년째, 처음엔 잠잠하던 하이브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카카오(035720)가 에스엠 지분을 9% 넘게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서자마자 하이브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미국 CNN은 “한국 내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나라들로의 확장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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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 증권사는 하이브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현대차증권은 13일 하이브 목표가를 24만원으로 기존 대비 29% 상향 조정했고, 키움증권도 같은날 26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7만원으로 올렸다.
하이브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은 에스엠 인수다. 그간 엔터 업계 빅4 중 후발주자에 머물렀던 하이브가 전통적 케이팝 명가인 에스엠과 손을 잡는다면 한국 가요계는 물론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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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뿐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도 확보할 것이란 기대 역시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이브의 미국 자회사 하이브 아메리카는 미국 힙합전문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이미 재작년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한 바 있다. QC미디어홀딩스에는 릴 베이비와 미고스 등 유명 래퍼들이 소속돼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팬덤을 지닌 국내외 아티스트를 확충함으로써 이익 모멘텀이 유효하다”고 했다.
신생 중소 기획사 소속의 BTS를 세계적 아티스트로 키워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팬 플랫폼 ‘위버스’의 라인업도 탄탄해질 것이란 기대다. 올 상반기에는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위버스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를 통한 팬덤 커뮤니티 확장으로 수익화 모델을 다양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위버스 혁신 등으로 2022년 40% 수준의 BTS 제외 부문 실적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1.1조 자금 마련은 부담…“중장기 매력은 높아”
하지만 에스엠 인수의 가장 큰 약점은 자금 마련이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총 자금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계열사로부터 32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하겠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재무적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IBK투자증권은 “단기적 관점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카카오와의 경쟁으로 하이브 주가는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증권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하이브 투자 매력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엠과 손을 잡고 국내 아티스트 라인업을, QC미디어홀딩스 인수로 해외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충해 다각화된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현지 힙합 레이블을 인수한 만큼, 미국 내 하이브의 입지를 보다 수월하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