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하천재해, 과학적으로 관리할 순 없을까[과학이 궁금해]

건설연 하천재해 관리기술 예천, 김해, 부산 실증
바이오폴리머 이용 제방 보강 기술 김해 등 구축
강준구 위원 "시공 기간 줄이고, 피해 예방 가능"
  • 등록 2023-07-20 오후 6:12:07

    수정 2023-07-20 오후 6:12:07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최근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14명이 숨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합동감식을 시작하면서 사고 현장인 미호천 제방에 대한 시공 책임 규명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집중되는 호우는 국민에게 재산, 인명 피해를 주고 있는데요, 이를 과학기술로 조금이나마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하천 제방 붕괴를 늦추거나 사진만으로 유량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쓸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하천 영상 자료 수집 장면.(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바이오폴리머와 골재 섞어 제방 단단하게

이번 사고처럼 제방 붕괴를 막기 위한 기술 중 하나로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폴리머와 골재를 섞어 제방 표면에 보강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미생물의 생체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자연적인 부산물인 바이오폴리머는 끈적한 성질이 있어 접착제 역할을 합니다. 기존 콘크리트 제방보다 표면이 단단해져 수압이 높거나 유속이 빨라도 제방이 더 버티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점으로 제방 붕괴 시점을 늦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식물이 빠르게 자라 하천생태기능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재료를 만들어 공급하고 비가 오더라도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습니다. 특히 바이오폴리머 혼합토를 분사하는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전 공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100m 규모 제방을 쌓아야 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일주일 정도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정도로 일정을 줄일 수 있는 셈입니다.

실제 2019년부터 국가하천 임진강과 지방하천 충청북도 음성천에 시험 적용하며 홍수 시 공법의 성능과 환경성을 검증했습니다. 최근에는 김해와 대구에서 개발 공법 효과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하천재해 관리기술 예천 등에 실증

제방 붕괴뿐만 아니라 하천 재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기술도 있습니다. 건설연은 사물인터넷,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하천재해 관리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한천(예천군), 에코델타시티(부산), 대청천(김해)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했습니다.

기술은 CCTV에서 영상을 얻어 수위, 유속, 유량 등을 인식하고, 원격으로 홀로렌즈 같은 기기를 이용해 하천 수위 상황을 감시하는 원리입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현실과 똑같은 가상공간을 만들어 50년 빈도 홍수, 100년 빈도 홍수 등 가상 홍수를 재현해 위험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설연에서 개발한 기술들은 당장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비용 절감, 기술 상용화 등 넘어야 할 관문도 적지 않습니다. 실시간 하천재해 관리기술 적용에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오폴리머 관련 연구도 앞으로 기술경쟁력을 더 확보하고 건설사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강 연구위원은 “하천재해 모니터링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기존 비용(수억원)을 수천만원 수준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장벽이 있다”며 “고성능 장비를 사용할수록 성능이 정교해지지만, 비용도 함께 커진다”고 했습니다.

강 위원은 “그동안 재해관리가 단순히 감시하고 계측하는 역할이었다면 과학기술로 눈으로 쉽게 보고, 국민이 경각심도 느끼도록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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