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층수 낮추고 추진위 재구성…강남 대치동도 재건축 '탄력'

  • 등록 2017-10-25 오후 2:21:05

    수정 2017-10-25 오후 2:21:05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서울 강남 개포동와 반포동 일대에서 불던 재건축 바람이 다시 대치동으로 옮겨붙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최고 층수 조정 움직임에 나서는가 하면 대치동 대장주로 불리는 ‘우선미’ 단지(개포우성·대치선경·미도아파트)도 속속 재건축 사업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재건축 사업을 통해 대치동 일대가 대규모 브랜드 단지로 재탄생하면서 강남권 대표 부촌으로 거듭난 개포와 반포동에 비해 주택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대치동 일대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은마아파트 35층안 선회, 선경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재구성 나서

우선 초고층 재건축을 고집하면서 답보 상태에 있던 은마아파트가 초고층 재건축 계획안을 고수하던 것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초고층 재건축 계획안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25일까지 35층안과 49층안 두 안을 두고 주민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전체 토지 등 소유자 과반 이상의 참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 안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위가 방향을 튼 것은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정비계획안에 대해 ‘미심의’ 결정을 내리면서 기존 안대로는 사업 진행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져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달 기존 14층 4424가구 규모의 단지를 최고 49층 6000여가구로 짓겟다고 제시한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안에 대해 심의 요건 자체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규정하고 있는 서울시가 지난 2015년부터 은마아파트 측과 최고 층수 조율을 위해 다섯 차례에 걸쳐 사전조율을 거쳤지만 추진위가 49층 계획안을 그대로 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추진위는 49층안에 대해 “일반분양분이 늘어나 추가부담금이 줄어드나 조합 설립이 지연되거나 서울이 주택재건축 정책의 변화가 없는 경우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들 사이에선 사업이 너무 늦어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커서 35층안으로 추진될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규제 탓에 매수세가 많진 않지만 집주인들은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여 가격은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이 단지 전용면적 76㎡형은 13억 3700만원에 실거래되며 8·2대책 이후 12억원까지 떨어졌던 가격을 회복했다.

대치동 대장주로 꼽히는 선경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0일까지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재건축 동향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 강사로 참석한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조합장은 “세 차례에 걸쳐 주민 4분의 3 이상이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재건축 규제 여건에서 미리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단계로 사업을 진행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이 이뤄진 만큼 이르면 내달 추진위가 다시 구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경1·2차는 현재 1034가구 규모로 인근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은마아파트보다는 규모면에서 밀리는 만큼 대치동 ‘랜드마크’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개포우성1차(690가구)와 통합 재건축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 재건축 주요 추진 단지. [자료=각 조합]
쌍용2차 내달 시공사입찰…“사업 지연 따른 수익성 따져봐야”

대치동에서는 가장 최근 2015년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SK뷰’가 분양한 이후로 반포동과 개포동에 비해 재건축 사업이 한동안 주춤했다. 때문에 같은 강남구 내에서 맞붙어 있는 개포동 집값이 올 들어 15.8% 상승하는 동안에도 대치동은 집값 상승률이 10.9%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다시 재건축 추진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쌍용 1·2차 아파트다. 현재 364가구를 620가구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쌍용2차는 지난달 12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쌍용2차 조합 관계자는 “내달 8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예정으로 2019년 하반기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630가구를 1105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쌍용1차는 현재 건축심의를 진행 중이다.

대치동의 유일한 단독주택단지인 구마을 3개 지구도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으로 모두 사업시행인가 이후 단계까지 사업을 진행했지만 조합 내부 사정으로 일반분양 일정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연내 분양을 계획했지만 조합설립인가 취소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1지구는 지난달 원고와 합의를 통해 기존 조합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향을 정했다. 1지구 조합 관계자는 “다만 아직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분양 일정을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3지구는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2지구는 지난달 28일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대치동은 은마아파트의 최고층수 문제 뿐 아니라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가 많아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면서 강남권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왔다”며 “학원가와 명문학군이라는 변하지 않는 입지적 이점이 있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 다시 개포나 반포동의 상승세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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