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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가계소득·소비 모두 ‘비명’…실질소득 ‘뒷걸음’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소득·소비 모두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7~9월)는 지난 7월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6.3%까지 치솟는 등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때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소득)은 486만 9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0% 증가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월급봉투에 찍힌 숫자는 늘어났으나 물가가 치솟은 탓에 실질적인 가계살림은 더 팍팍해졌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는 경상소득 중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은 각각 전년 대비 5.4%, 12.0% 증가했으나 이전소득은 18.8% 감소했다. 이전소득 중 특히 공적이전소득이 전년 대비 26.1% 감소했다. 공적소득감소는 작년 9월 지급한 코로나상생국민지원금 효과가 없어지면서 사회수혜금이 감소한 때문이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식료품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많이 올라 지출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면서 “또 코로나19가 풀리며 외부활동이 많아지며 외식을 많이해 식료품 구입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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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 이자부담↑…소득 하위 20%부터 피해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세도 뚜렷하다. 3분기 비소비지출(조세, 연금, 이자비용 지출) 중 이자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나 증가했다. 이자지출 증가폭은 2018년 4분기(21.7%)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2018년 이자지출 증가는 부동산 열풍으로 주택 대출 총량이 증가한 때문으로, 고금리 영향인 현재와는 다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자비용의 경우 비중이 큰 주택담보 대출이 금리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향후에도 이자비용 지출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가계살림 악화에 따른 여파는 소득 하위 20%(1분위)부터 왔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3만 1000원으로 전년동분기보다 1.0% 감소했다. 1~5분위 중 유일하게 1분위만 소득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하위 88%에게 지급된 1인당 25만원의 국민지원금 효과가 올해는 없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1분위 대비 5분위 배율은 5.75배로 전년동기대비 0.41배 포인트 상승했다. 배율이 커졌다는 것은 빈부 격차, 즉 분배가 악화했다는 의미다. 또 소득이 줄어든 1분위는 월평균 소비지출도 1년 전보다 4.5% 늘어나는데 그쳐, 전체 가구 평균(5.7%)에 미치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민생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두어 소득·분배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물가안정 등을 통해 저소득층 가구의 부담을 완화 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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