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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강남 코엑스몰 행사장은 쇼핑백을 든 고객들로 북적였다. 현대백화점(069960)이 창사 이래 처음 실행하는 출장세일 ‘H쇼핑데이’가 시작하는 날이다. H쇼핑데이는 이날부터 닷새간 진행되며 행사장 면적은 약 6620㎡(2000평)로 축구장 1개 크기에 육박한다. 총 350억원 규모다.
아침부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좋은 물건을 선점하려는 소비자를 막을 순 없었다.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코엑스를 찾은 소비자들로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현장에는 경기도 평촌·부천·판교 등에서 발걸음을 옮긴 소비자들이 많았다. 경기도 평촌에서 온 주부 이 모씨는 “주말에 오면 괜찮은 디자인의 제품이 다 빠져 못 살 것 같아 첫날부터 일찌감치 행사장에 들렀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4월 실시한 출장세일과 달리 H쇼핑데이는 가전·가구제품에 중점을 뒀다. 가을·겨울시즌 의류는 물론이고 기존 행사품목에서 잘 포함되지 않던 생활용품을 해외 직구수준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제품 가격에 대한 반응은 소비자마다 엇갈렸다. ‘최대 80%’를 내걸었지만, 실제 정상가보다 80% 깎아주는 제품은 행사장 입구에 위치한 몇몇 이월제품에 불과했다. 체감 할인율은 40~50% 정도로 느껴졌다.
직장인 한 모씨(여·36)는 “대형 세일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행사장을 들렀지만,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품질 대비 저렴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반포에서 온 주부 강 모씨(여·42)는 “원래 사려던 남편 와이셔츠와 아들 운동화를 정상가의 50%에 샀다”면서 “백화점이 보증해주는 상품을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모두 구매해 만족스럽다”며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어보였다.
행사장에는 가을·겨울 의류, 구두뿐만 아니라 지역 맛집 등 먹거리도 풍성했다. 특히 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멜팅몽키즈’ 매장 앞에는 10여명이 인기메뉴 ‘그릴드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엄마와 쇼핑을 나왔다는 이세원(여·21)씨는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줄을 서서라도 먹을 생각”이라며 “건너편 매장에서 속초 새우강정 1박스도 샀다”고 전했다.
이처럼 콧대 높던 백화점 업계가 ‘출장세일’까지 감행하는 이유는 유통업계에 드리워진 지독한 불황 탓이다. 매달 1~2%를 겨우 유지하던 백화점 매출신장률은 지난 6월에는 메르스 여파로 5~8%까지 역신장하며 고꾸라졌다.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업계가 내놓은 고육지책이 바로 출장세일이다.
백화점 출장세일의 가장 큰 장점은 백화점이 보증한 상품을 매장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매대에서 파는 상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지만, 출장세일 제품은 백화점에서 팔던 제품으로 믿을 수 있다. 또 출장세일이 도심에서 열려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은 “메르스 등 악재를 딛고 경기가 회복되는 분위기라는 판단 아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기획했다”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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