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5800억 초호화 요트 때문에"…네덜란드 144년 다리 해체

로테르담 명물 코닝스하벤 다리 부분 해체 승인 논란
시당국 "돛 너무 높아…해체가 바다 보낼 유일한 방법"
"문화제 훼손" 등 반발·비판 여론도 다수 제기
"세금·규제 피해 돈번 사람에게 다리까지 해체해줘"
  • 등록 2022-02-03 오후 4:41:38

    수정 2022-02-03 오후 4:54: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가 주문한 초호화 요트가 네덜란드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요트 완성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배를 배송하려면 144년 역사의 다리를 일시 해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슈퍼 요트 제작업체 오션코(Oceanco)는 베이조스가 주문한 초호화 요트 ‘Y721’를 네덜란드 로테르담 인근 도시인 알블라세르담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 요트 가격은 4억 8500만달러(약 5800억원)로 베이조스 전용 헬리콥터 착륙장까지 장착돼 있으며 올 여름께 완성될 예정이다.

요트를 베이조스에게 전달하려면 바다로 내보내야 하는데 유일한 방법이 로테르담의 랜드마크이자 ‘드 헤프(De Hef)’로도 알려진 코닝스하벤 다리 밑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Y721의 가장 높은 돛 길이가 약 417피트(약 127미터)에 달한다는 점이다. 다리 밑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 높이 상한은 130피트(약 40m)에 불과하다. 코닝스하벤 다리는 일부를 여닫을 수 있는 선개교이지만, 베이조스의 요트 돛 3개 높이를 수용하기엔 충분히 높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결국 요트 제작사인 오션코는 로테르담시에 올 여름 다리 중앙 부분을 일시적으로 해체해줄 것을 요청했고, 시 당국은 이를 허용키로 했다. 다리의 분해·조립 비용은 오션코 측이 부담하기로 했지만, 외신들은 궁극적으로는 베이조스에게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소식이 전해진 뒤 네덜란드에선 다리 해체와 관련해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로테르담시 당국은 요트를 바다로 내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지역 경제 부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 등을 내세우며 다리 해체를 합리화했다. Y721가 부유층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건조된 가장 크고 호화스런 요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도 찬성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를 훼손시킨다는 비판 여론도 거세다. 로테르담시 의원인 스테판 루이스는 트위터에 “베이조스는 구조적으로 일자리를 줄이고 세금을 회피하고 규제를 피해 돈을 벌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은 국가 기념물을 철거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건 정말로 다리를 건너가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닝스하벤 다리는 1878년 건설됐으며, 1927년 서유럽 최초의 철도교로 재건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폭격으로 무너졌다가 1940년 재건됐다. 다른 철도 노선이 생기면서 1993년부터는 쓰이지 않고 있다. 한 때 로테르담시는 철거를 시도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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