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공방전 벌이는 고려아연과 영풍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은 일반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장외 신경전을 벌이는 상태다. 문제의 발단은 영풍 측이 케이디엠메가홀딩스 등을 통해 권유업무 대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케이디엠메가홀딩스가 제작한 명함에는 고려아연의 사명이 큼지막하게 박혀 있고 정작 영풍의 이름은 비교적 작게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한 주주가 의결권 대리를 요청한 측이 영풍이 아니라 고려아연 측이라고 착각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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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모두 일반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 대리행사를 권유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이번 주총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양측은 내달 19일 열리는 주총에서 제3자 유상증자 허용여부와 함께 배당금 규모를 확정할 예정인데, 이에 대한 입장 차에 대해 연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주주들이 이 안건을 통과시키느냐, 아니면 반대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기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당규모·유상증자에 승패 갈릴 듯
또 배당금 규모도 마찬가지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했다. 중간배당 1만원을 포함하면 지난해 총 현금 배당금은 1만5000원이다. 영풍 측은 이를 두고 “전기 1주당 2만원 대비 5000원 줄어든 것”이라며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데 영풍 입장에서는 배당금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24.81%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현재 별도 기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어 배당에 의존하는 수익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배당이 감소하면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 매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