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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금리 빅스텝 조정 이후 추가 긴축 예고한 한은
한은은 13일 7월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빅스텝 인상 결정을 만장일치로 의결,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다. 최근 금리 인상 경로로 봐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회 연속 인상을 단행하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는 2.25%로 높아지며 한은이 평가하는 중립금리 하단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 한 두차례 금리를 더 올려도 ‘긴축’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연말께 금리가 2.75~3.0%에 도달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월 7%대 가까이 오를 것이란 예상에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 연간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2.7%를 밑돌 수 있지만 2%대 중반은 무리가 없고, 내년에도 2%대 초반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전체적으로는 수급이 쏠림 현상 없이 비등한 모습이었는데 한은의 빅스텝 결정 이후 환율 하락폭을 키우다가 오후들어 결제 수요 등에 낙폭을 줄이면서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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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선반영, 통화정책 경로 뚜렷해져…채권시장 환호
채권시장은 한은이 물가에 대응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지만, 최종적인 기준금리 상단을 보면 예측한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안도했다.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금리 모두 하락해(채권 가격 상승) 이틀 연속 내렸다. 장단기 금리 모두 금통위 시작 전 0.02%포인트 안팎으로 하락세가 제한되다가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중간엔 0.10%포인트대로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금통위가 매파적인 메시지로 읽힐 수 있지만 시장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연속 빅스텝 여부, 최종 금리 상단에 대한 예측치였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가 현재 상황에서는 8월 연속 빅스텝보다는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점과 2.25%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이라고 평가한 점 등을 근거로 이번 통화긴축 사이클은 연내 2.75~3.0% 수준에서 끝날 것이란 확신을 얻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왜 이렇게 금리가 많이 떨어지나 했는데, 7월 통방문을 뜯어보니 생각보다 매파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는 채권참가자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내년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자 그동안 매수 포지션을 비워둔 운용역들이 매수에 나서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채 선물을 매수하면서 시장 금리가 하락폭을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은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국고채 금리는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연 5%까지 오를 수 있으나 이번 빅스텝 조정으로 통화 긴축 사이클은 연내 끝날 것이란 확신이 시장 내에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상단을 3.0%로 유지하는데 시장 금리(국고채 금리)는 연고점 수준이었던 지난 6월 수준으로 오르지 않고 하락하거나 횡보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