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의 파격적인 등록금 반환 결정에 다른 대학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았음에도 동일한 등록금을 지불해야 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건국대 대학본부는 서울캠퍼스 1학기 등록 재학생 약 1만5000여명의 2학기 등록금 중 일정액을 감면해 주기로 결정했다. 4월부터 등록금 환불을 요구한 학생 대표들과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학생들 “이제는 등록금 반환 비현실적이라는 학교 입장 의심돼”
건국대의 결정에 다른 학교 대학생들도 동요하고 있다.
숭실대에 다니는 박모씨(25·여)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비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른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면수업보다 강의의 질(質)이 떨어지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음에도 등록금을 그대로 지불해야 한다니 기가 찬다”라고 토로했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임모씨(26·여)는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자고 말하던 대학교가 학생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며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교시설을 이용할 수 없고 강의 서버는 불안정한 이 상황에서 학교는 대체 어떤 피해를 부담하고 있냐”고 목소리를 키웠다.
학생들의 분노는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전국 단위 총학생회가 연합해 발족한 학생회 네트워크인 ‘전국 대학 학생회 네트워크’는 15일부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150Km 릴레이 행진’이라는 이름의 등록금 반환 요구 시위를 시작했다.
대학 측 "현재로서는 등록금 반환 계획 없어"
한편 대부분의 대학 측은 “등록금 반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성균관대와 동국대 등 일부 대학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선별적이고 자발적인 지원으로 등록금 자체의 환불을 원하는 학생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수도권 30개 대학교의 관계자들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 건국대의 발표에 따라 등록금 반환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도 "아직 등록금 반환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스냅타임 이지민 이다솜 박지연 박솔잎 신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