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울 것 없는 이태원참사 첫 청문회…경찰 수뇌부엔 유족들 ‘항의’

4일 ‘이태원 참사’ 국회 국조특위 1차 청문회
윤희근 경찰청장, 휴일 사적 음주 사실 인정
김광호 서울청장 “중간 사퇴, 무책임…소임 다할 것”
참관 유족, 경찰 수뇌부에 “무책임하다” 성토
  • 등록 2023-01-04 오후 6:10:22

    수정 2023-01-04 오후 7:24:01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열린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청문회에선 새로울 것 없이 그간 밝혀진 안일한 경찰의 대응과 부실한 지휘체계만 고스란히 드러났다. 경찰 수뇌부는 유가족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는 빗발치는 ‘압사’ 경고 신고에도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음주 사실을 처음으로 직접 인정했다. 그는 참사 당일 술을 마셨냐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주말에는 저도 (사적으로) 음주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29일 토요일 휴일을 맞아 지인들과 충북 제천시를 방문해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쯤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취침했다. 윤 청장은 두 차례 보고 전화를 놓쳤으며, 참사 발생 이튿날 오전 0시14분에서야 상황을 뒤늦게 인지했다. 당시 음주 의혹이 제기됐지만, 윤 청장은 그럴 때마다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명확히 음주 사실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이어 “그날 술을 얼마나 마셨나”고 되묻자, 윤 청장은 “제가 그런 것까지 밝혀드려야 하나”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조 의원이 “답변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하자, 윤 청장은 음주량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이번 참사 계기로 제 사생활도 잘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공직자 등이 근무 시간이 아닌 휴일에 음주한 사실 자체는 위법 행위가 아니다. 다만 사건 당일 이미 서울에 각종 집회가 예고돼 있었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 등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 상황에서 경찰 최고 책임자가 무책임하게 술을 마셨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방청객석을 넘어 윤 청장에 다가가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유족들은 “다 허수아비냐”, “몰랐다는 게 자랑이냐”라고 외쳤다. 청문회 안팎에서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껴 우는 유족들도 있었다.

이날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앞서 제기된 사건 당일 경찰 내부의 보고 지연과 늑장 대응으로 참사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책임 소재 공방도 이어졌다.

조 의원은 윤 청장을 향해 “특수본 수사 중간 발표를 보면 ‘용산’자 들어가는 관계자들만 책임을 묻고 꼬리 자르기하는 것 같은데 정무적 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물러날 의향 없나”고 다그치자, 윤 청장은 “취지를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책임 소재를 따지며 자진사퇴를 종용하자, 김 청장은 “전체적 지휘권은 제게 있고 관할인 서울청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이 있다면 지겠다”면서도 “무책임하게 중간에 사퇴하기보다는 수사 등을 통해 잘못을 명명백백하게 가리면서 현재로서는 소임을 다하겠다”고 사실상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대기발령을 받고 현재 구속 중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도 “잘못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출석한 증인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