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3년 전 아버지의 사회환원 약속 지켰다

12조 상속세와 함께 1조원 사재 출연과 수조원대 미술품 기부
형제간 다툼 없이 상속 마무리…재벌 상속 롤 모델 제시 평가
  • 등록 2021-04-28 오후 5:02:25

    수정 2021-04-28 오후 9:26:17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발표한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 납부와 역대급 사회 환원 계획에는 평생을 사업보국(事業報國)에 힘쓴 고인의 뜻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특히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상속세액 부담에도 불구하고, 고인이 13년 전 언급한 사회 환원 약속까지 지킴으로써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이날 밝힌 상속세 납부액은 12조원 이상이다.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속인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이달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에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의 지분 상속 관련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인 데다 최근 입원과 재판이 이어지면서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분 승계에 대한 유족 간 이견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지분을 몰아줌으로써 지배력을 단단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형제 간 다툼 없이 상속을 마무리하면서 재벌 상속의 롤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발표에서 방점이 찍힌 것은 사회 환원이다. 유족들은 1조원 규모의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고인이 생전 강조하던 ‘인간 존중’의 철학과 저소득층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유족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감염병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사업에 3000억원을 각각 내놓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이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평생 모은 ‘이건희 컬렉션’ 중 2만3000여점을 기부한다는 계획도 나왔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등 기부 미술품의 감정 가치만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8년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재용 부회장과 유족들은 이날 대규모 사회 환원을 발표하면서 고인의 약속을 지켰다.

이 회장이 남긴 유산 평가액은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현금 등 총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12조 5천억원 가량 되는 상속세와 사재 출연 1조원, 감정가만 2조원 이상으로 알려진 미술품까지 약 60%를 국가와 사회에 내놓는 셈이다. 유족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고인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 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故 이건희 삼성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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