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차' 휩쓴 정의선 회장 "혁신점수 30점, 아직 갈 길 멀어"

3년만에 뉴욕오토쇼 찾은 정의선…"전기차 속도 끌어올린다"
현대차 아이오닉5,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45년엔 전기차 90% 될 듯
충전 인프라 속도 내고 품질 만족할 차 내놔야
  • 등록 2022-04-14 오후 4:34:14

    수정 2022-04-14 오후 9:12:2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1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자비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뉴욕오토쇼 2022’를 찾았다. 뉴욕오토쇼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3년 만에 개최됐다.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이날 뉴욕오토쇼 행사에 맞춰 진행한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 이하 WCA)’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를 수상했다.

정 회장은 아이오닉5의 수상과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발표 등을 꼼꼼히 살핀 후 인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뉴욕특파원단과 만나 경영 철학과 소회를 털어놨다. 정회장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2020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은 푸른색 셔츠에 회색 면바지, 운동화를 신은 소탈한 모습이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자비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뉴욕오토쇼 2022’ 프레스데이 첫날 인근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3년 만에 뉴욕오토쇼 찾은 정의선

정 회장의 고민은 ‘모빌리티의 미래’에 있는 듯 보였다. 정 회장은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 모빌리티”라며 “(만남을 위한) 이동을 편안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 안에서 자동차, 항공 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의 영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이를 위해 가장 드라이브를 거는 게 전기차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현대차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삼아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뉴욕오토쇼에서 “많은 브랜드들이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는 두 개의 축으로 가는 방향성을 확인했다”는 정 회장은 “2045년이면 전기차가 90%가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5만 2719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 세계 ‘톱5’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7만 6801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 대비 73% 급증했다. 특히 유럽 14개국에서 폴스크바겐과 스탤란티스에 이어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까지 제쳤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이번 뉴욕오토쇼에서 WCA의 대상격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아이오닉5는 올해의 차 외에도 ‘올해의 전기차’,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뽑히면서 총 6개 부문 중 3개를 차지했다. WCA는 세계 33개국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기자 10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비밀 투표로 수상작을 선정해 객관성과 공신력이 높다.

정 회장은 “이번에 많은 상을 받기는 했지만, 우리는 상을 받는 게 아니라 인간을 위해 도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오는 2045년에 맞춰 전동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충전 인프라도 더 많이 속도 있게 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차를 단순히 많이 판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며 “품질 문제가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해야 하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45년 맞춰 전동화 적극 추진중”

정 회장은 변화에 대한 대비 역시 역설했다. 그는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을 거론하며 “처음 현대를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대교 등을 일궜고 그때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비전에 관해선 “요소 기술이나 부품과 같이 로봇 기술의 브레인이 되는 기술들을 가진 곳들과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산업용과 개인용 모두 보고 있다. 개인용 로봇은 비서처럼 어디든 따라다니고 잠자리에 들 때 충천하는 그런 로봇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에 대해서 정 회장은 “안 위원장이 많이 둘러보고 규제 완화 등의 의지를 많이 말씀하셨고, (저도)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말씀드렸다”며 “(특히 자율주행 등에 관심을 보여) 우리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에 맞춘다는 생각이 아니라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국가적인 먹거리는 전 세계에서 (현대차가) 잘하다 보면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사업들이 많이 벌어져서 잘 되는 데도 있고 안 되는 데도 있고, 빨리 접을 때는 빨리 접는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나를 딱 정해서 국가와 기업 전체가 올인하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니 차뿐만 아니라 다른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며 “차 가격이 올라간 만큼 고객들이 서비스 등 차 회사로부터 더 받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게 무엇인지 내부에게 고민하며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부분 혁신이 시작단계라고 했다. 그는 “사업을 추진할 때 내부적으로 변해야할 부분이 많이 있고, (지금은) 변화의 과정이며,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그룹 차원의 변화 노력에 대해 몇 점을 주겠느냐는 질문에는 “점수로 하자면 100점은 안되고, 30점이나 40점이 아닐까. 저부터 많이 변화해 나가야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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