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평균 6억8000만원…정부, 세제 혜택 대상 기준 상향 검토
1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들과 함께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협의 중으로, 확정되는 대로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아 이달 발표할 계획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과 관련) 부처간 의견을 조율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와 연계해 세입자 주거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8·2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자발적인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도 주택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양도소득세와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주택 가격과 규모에 따라 예외가 있다. 공시가가 6억원을 넘거나 전용면적이 85㎡를 초과할 경우 이같은 세금 감면 또는 면제 대상에서 빠진다. 굳이 등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임대주택 등록시 임대소득이 노출되고 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세금 감면 혜택이 있어도 등록은 부진했다.
게다가 이같은 세제 혜택 기준도 2011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이후 가파르게 오른 집값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11년 말 약 5억70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말 6억8000만원에 육박했다. 8·2 대책 직후(6억6370만원)보다도 평균 1300만원 이상 뛰었다. ‘공시가 6억원 이하’로 제한돼 있는 세제 지원 기준을 완화해야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비싸고 월 임차료 수준도 높은 서울 지역의 임대주택 등록이 늘어날 수 있다.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의 실효성 제고 차원에서 면적 기준이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에 비해 아파트 가격대가 낮은 지방의 경우는 공시가 6억원 초과 주택이 많지 않아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부산·광주·대전·대구 등 지방 대도시들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억~3억원에 불과하고 중소도시들은 더 낮기 때문에 6억원 초과 주택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전국적인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전용 85㎡ 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세제 지원을 줘야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도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 내년 말까지 소득세 부과가 유예되지만 이후 소득세 부과 시점이 되면 현재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면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이 경우 소득세보다 건보료 부담이 더 크게 늘어 과세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김현미 장관도 이와 관련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줄여 드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더 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장 상가 임대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상가나 주택이나 똑같이 임대소득이 발생하지만 상가 임대인들은 세입자가 사업자여서 경비 인정 과정에서 임차료가 드러나기 때문에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고스란히 내고 있지만 주택 임대인들은 그동안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는 기본적으로 자산이 많은 사람인데다 정부가 지목한 집값 상승의 원인 제공자라는 점에서 세금 감면 혜택을 늘려주는 것은 모순된다는 의견이다. 조중식 가현택스 대표세무사는 “지금도 국세청이 확정일자 자료를 활용해 충분히 집주인들에게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주택 임대인에게 이미 많은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인센티브를 더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