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김인경 기자] 일본 닛산자동차가 연비 조작파문으로 흔들리는 미쓰비시 자동차를 인수한다.
닛산과 미쓰비시 자동차는 12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닛산이 약 2370억엔(2조5400억원)을 들여 미쓰비시 지분 34%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출처:니혼게이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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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는 오는 25일까지 지분인수안에 서명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차는 닛산 쪽 인사 4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닛산은 미쓰비시그룹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고, 일본 자동차 업계는 도요타차, 혼다, 닛산 3대 그룹으로 재편되게 됐다. 만약 지분인수가 1년 내에 마무리되지 못하면 협상은 무효가 된다.
미쓰비시는 2000년 리콜 은폐 사태에 이어 최근 경차 연비조작까지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연비 파문 이후 지난 4월 미쓰비시 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4.9% 급감했다. 미쓰비시는 일단 닛산 우산 밑으로 들어가 업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닛산 역시 미쓰비시를 인수해 덩치와 브랜드 파워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미쓰비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놨다. 연비조작 파문 이후에도 이 지역에서는 판매량이 줄지 않았을 정도다. 또 픽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계는 닛산이 미쓰비시를 인수하면 도요타, 폭스바겐과 함께 르노-닛산이 글로벌 자동차 ‘빅3’로 떠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02년부터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상호 보유하는 협력관계다. 지난해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차의 판매대수가 총 950만대다. 도요타(1015만대)와 폭스바겐(993만대)과 50만대 차이다.
카를로스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미쓰비시가 곤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미쓰비시와 동맹을 맺으면서 좀 더 규모 있고 창의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