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한중 FTA 1년..수출 -10.9%↓(종합)

FTA 수혜품 수출도 전년대비 -4%
경기·유가 하락에 보호무역 악재 겹쳐
'수입피해 줄이고 비관세장벽 해소' 관건
산업부 "내년까지 FTA 개선 협상 추진"
  • 등록 2016-12-19 오후 4:44:34

    수정 2016-12-19 오후 4:58:15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중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달 초 상하이에서 열린 ‘K-스타일 페어’ 전시회에 화장품 업체들이 참여했는데 반응이 영 좋지 않았다. 사드 때문인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출업계 고충이 만만치 않다.”

한 화장품 중소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의 수출 현황을 묻자 답답한 심경을 쏟아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에 수출이 2%대로 증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연말 수출업계 분위기는 싸늘한 상황이다.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 시장이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20일 발효 1년을 맞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중 FTA 수혜품목도 4% 수출 감소
(단위=%, 출처=산업통상자원부)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중(對中) 수출액은 112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9% 감소했다. 한중 FTA 혜택을 받는 품목도 올해 같은 기간 수출액이 262억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이는 한미 FTA(4.1%), 한EU FTA(4.1%) 등 주요 FTA의 1년 차 수출 성과(직전연도 대비 수출 증가율)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결과 올해 11월(0.4%)을 제외하면 대중(對中) 수출액 증감율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계·중국 경제성장의 둔화, 유가 하락,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확대 추세에 맞물려 주력품목 수출이 잇따라 감소했다.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2010년 10.4%, 지난해 6.9%, 올해 6.7%(3분기 기준)으로 하락 추세다. 유가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 제품의 단가는 프로필렌(-50.5%), 파라자일렌(-41.2%) 등 50%대(2014~2016년 평균)까지 떨어졌다. 11월 수출의 경우 중국업체의 성장세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주력품인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전년보다 17.9%나 고꾸라졌다.

게다가 FTA 당시 기대됐던 수입규제·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효과도 미미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는 올해(11월말 기준) 182건으로 인도(33건)·미국(23건)·중국(13건)에 의한 규제가 69건(38%)에 달했다. 산업부가 관리하는 비관세장벽(49건, 3분기 기준) 중 중국이 26건(53%)으로 가장 많다. 비관세장벽은 관세를 제외한 모든 무역 관련 장벽으로 통관·인증 규제가 대표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에 대(對) 중국 수출업체들이 겪는 통관애로가 전체 258건 중 93건(36.1%)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지난 1년간 한중 FTA 체결로 인한 우리 측 피해는 크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농산물(-2.1%), 보일러(-49%), 귀금속(-5.5%) 등 FTA 체결로 피해가 우려됐던 품목의 수입도 줄었다. 문구류의 경우 볼펜류 수입은 증가(6.6%)했으나 연필류 수입은 감소(-6.0%)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FTA 이전에 중국산이 국내 저가 문구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논란 이후 中 비관세장벽 높아져”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올해 1~11월 누계 집계)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수출·입 실적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2년 안에 서비스협정을 개선하는 협상을 하기로 했다. 내년 말까지 진행되는 협상에서 수입 피해를 줄이면서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얼마나 허물지가 관건인 셈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드, 한한령 논란 이후 비관세 장벽을 해소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이 안 지켜지고 있다”며 “FTA 이행 점검을 확실히 해서 FTA 체결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고려하더라도 내년에는 수출이 2% 초중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비관세 장벽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수입규제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장관급 회의 등에서 문제를 해소하도록 계속 얘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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