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상황이 않좋으니 여자라고 더 무시당한다. 막무가내로 (여자인) 당신이랑 할 이야기 없으니 위에 책임자 바꾸라고 하니 답답하다. 심할 땐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느냐 남자랑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IR 실무자)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주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다른 바이오 업체 대비 덜 올랐다며 담당자가 일을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항의가 많았다. 특히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부양 요청이 거세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코스닥 상장사 홍보담당자)
뉴욕 증시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큰폭으로 출렁이면서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상장사에서 주식 관련 업무를 하는 담당자가 받는 스트레스도 심해지고 있다. 상장사와 관련한 변동사항이 없음에도 전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하소연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담당자가 전화 응대 외에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는 사이 코스닥 상장사 여섯개 중 다섯개 상장사 주가가 내렸다. 특히 일부 상장사는 단기 급락하면서 크게는 20% 이상 하락한 상장사도 50여개에 달했다. 손절매할 틈도 없이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회사로 직접 전화해 주가 하락 원인을 따져보기도 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상장사 담당자는 “외국인투자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짧은 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는 사태가 생기는 것 같다”며 “너무 큰 공포 앞에서 비명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상장사 담당자는 협박 메일을 받기도 하고 있다. 한 담당자는 “한번은 ‘너 죽을래’라는 내용의 메일이 오기도 했다”며 “기업 설명회에서 명함을 주다보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당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IT업체 IR 담당자는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IR을 많이 할 때는 어떻게 일을 하길래 대체 주가가 이 모양이냐고 하다가도 IR 활동이 적어진다 싶으면 왜 주가가 내려가는데 IR도 안 하냐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가를 유치하고 상대하는 것이 IR 담당자로서는 가장 큰 소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