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쇼크]<하>④"이 지옥이 언제 끝날까요”…잠못 이루는 IR 담당자들

변동성 증시 IR담당자 하소연
주주들 무리한 요구에 업무에 대한 회의감도 커져
전체 시장 변동성 커진 가운데 하락하니 속수무책
  • 등록 2018-02-12 오후 5:10:55

    수정 2018-02-12 오후 5:10:55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하루 동안 30통가량 항의 전화를 받았다. 평소보다 많아졌다. 전화 응대하느라 다른 업무를 못보고 있다. 실적이 좋아졌지만 시장 변동성에 묻혀버렸다. 미국 증시를 확인하느라 한밤중에도 몇번씩 깬다.”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

“주식시장 상황이 않좋으니 여자라고 더 무시당한다. 막무가내로 (여자인) 당신이랑 할 이야기 없으니 위에 책임자 바꾸라고 하니 답답하다. 심할 땐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느냐 남자랑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IR 실무자)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주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다른 바이오 업체 대비 덜 올랐다며 담당자가 일을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항의가 많았다. 특히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부양 요청이 거세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코스닥 상장사 홍보담당자)

뉴욕 증시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큰폭으로 출렁이면서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상장사에서 주식 관련 업무를 하는 담당자가 받는 스트레스도 심해지고 있다. 상장사와 관련한 변동사항이 없음에도 전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하소연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담당자가 전화 응대 외에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30일 930선을 돌파한 지 9거래일 만에 840선으로 회귀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가 각각 1조 3250억원, 29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지수가 9.2%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외국인은 셀트리온이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하고 난 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1~3위를 기록 중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바이로메드 등 시가총액 상위권 내에 있는 바이오 상장사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30일부터 10.9% 하락했고 신라젠과 바이로메드는 각각 19.5%, 25.3% 급락했다. 서울반도체 비아트론 SKC코오롱PI 등 바이오 업종이 아닌 상장사도 외국인이 비중 축소에 나서면서 하락했다.

시장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는 사이 코스닥 상장사 여섯개 중 다섯개 상장사 주가가 내렸다. 특히 일부 상장사는 단기 급락하면서 크게는 20% 이상 하락한 상장사도 50여개에 달했다. 손절매할 틈도 없이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회사로 직접 전화해 주가 하락 원인을 따져보기도 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상장사 담당자는 “외국인투자에 민감한 업종이다 보니 짧은 시간 큰 폭으로 하락하는 사태가 생기는 것 같다”며 “너무 큰 공포 앞에서 비명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상장사 담당자는 협박 메일을 받기도 하고 있다. 한 담당자는 “한번은 ‘너 죽을래’라는 내용의 메일이 오기도 했다”며 “기업 설명회에서 명함을 주다보면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당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상식선을 벗어난 주가 부양 요구가 이어질 때면 맡은 직무에 대한 회의감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IT업체 IR 담당자는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IR을 많이 할 때는 어떻게 일을 하길래 대체 주가가 이 모양이냐고 하다가도 IR 활동이 적어진다 싶으면 왜 주가가 내려가는데 IR도 안 하냐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는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가를 유치하고 상대하는 것이 IR 담당자로서는 가장 큰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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